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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없는 굴진강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포항=이용우·정순욱기자】영일 석유시추현장의 작업은 엄청난 자연의 힘에 도전하는 인간의지의 대결이다. 석유시추작업의 역군들은 거대한「크리스머스·트리」처럼 흰색천에 가리워진「타워」속에서 1분1초를 아끼며 굴진작업에 피와 땀을 쏟고 있었다.
포항시해도동A갱정과 대도동B갱정등 2개소의 철야작업장에는 6개의 백열등이 탑 주위를 대낮같이 밝히고 있었다. 특히 B갱정에 세워진 하늘을 찌를 듯한 시추탑은 지하3천m까지 굴진할 수 있는 최신형유전용 공(공)시추기로 2개월 전 일본에서 들여온 것이다. 길이5m 지름 20cm의 시추「마이프」는 하루평균 2개씩 꽂힌다.
따라서 굴착진도는 하루10m정도.
그러나 굴착작업중 암반에 부딪힐 경우 하루4∼5m도 뚫지 못할때도 있어 엄청난 자연의 힘에 도전하는 인간의 의지가 무색할 정도. 매일 하오7시가 되면 귓전을 찢는「볼링」소리가 욍욍거리는 가운데 근무교대가 시작된다.
시추「타워」꼭대기와 중간지점에 매달려 추위를 무릅쓰고「파이프」를 연결하면서 회전식 굴착작업을 유도하던 시추공 3명이 내려오면 다시 3명이 올라간다.
또 굴착기 주변에서 부서진 암석파편을 제거하거나 분출되는 흙탕물·「개스」을 처리하던 5∼6명의 기슬진도 작업중에 눈인사를 주고받으며 12시간의 근무를 마치고 임무교대를 한다. 결코 시추기나 기술진이 잠시도 일손을 놔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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