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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석유야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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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에서 석유가 최초로 발견된 것은 1600년대 초기로 알려지고 있다. 그 무렵만 해도석유는 귀찮은 존재였다. 개울물을 더럽혀 소가 물을 먹을 수 없었으며, 홍수가 나면 농토나 목초지가 못쓰게 되었다.
그러나 가장 큰 불평은 소금장수들로부터 나왔다. 제염용의 염수를 파던 사람들은 석유가 그 속에 섞여 나오는 것이 질색이었다.
1847년 「펜실베이니아」주의 「피츠버그」에 사는, 「새뮤얼·키어」라는 사람도 형제들과 함께 「타렌텀」에서 우물을 파고 있었다.
그는 소금물이 나오는 우물에서 석유냄새가 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무작정 파내려 갔다. 1백20m쯤 이르렀을 때 기어이 석유가 솟았다.
「키어」는 이 석유를 가지고 약장사를 시작했다. 하루 세 숟갈씩 마시면 콜레라·간장병·기관지염·결핵 등이 낫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선전광고에 우물을 그려놓고, 그 속에서 솟아나는 영약이라고 광고했다.
l856년 여름 「뉴요크」의 「브로드웨이」를 거닐던 「조즈지·H·비셀」이라는 청념은 우연히 그 광고를 보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룸펜」생활을 하던 그는 순간 전기줄이라도 밟은 듯이 깜짝 놀랐다. 『옳지! 땅을 파보자』-. 그러나 사람들은 그의 결심을 보고는 『미쳤다』고 비웃고 손가락질을 했다.
문제는 돈이었다. 간신히 「펜실베이니아」주의 어디에 땅을 사놓았지만, 그 이상 할 능력은 없었다. 은행장을 하는, 그러나 허풍쟁이로 소문나기는 싫어하는 「타운젠트」라는 사람이 나섰다. 그도 모험심만은 대단했다. 마침「룸펜」생활을 하는「에드원·L·드래이크」라는 사람도 그들의 일에 흥미를 갖고 있었다.
1857년12월 「타이터즈빌」 이라는 한 시골의 토지차용증서를 넣고 「드레이크」는 집을 나섰다. 그러나 석유는 그렇게 펑펑 쏟아지지 않았다. 사람들로부터 「얼빠진 사람』 이라는 놀림을 받고는 그만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대학교수들의 말을 들어보면 분명히 땅속 어디엔가는 석유가 있다는 것이다.
2년이 지나 그는 문제의 「타렌텀」촌을 찾아갔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땅에「파이프」를 묻기 시작했다. 6마력 짜리「모터」를 빌어서 바위를 뚫는 등 작업은 활기를 띠었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바깥이 시끌덤벙했다. 석유가 나왔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석유사의 첫 장에 나오는 야사의 한 토막이다.
그 무렵 미국에는 점쟁이·무당· 냄새 잘 맡는 사람들이 인기가 있었다. 투기와 모험이 무슨 유행병처럼 번져 너도나도 코를 벌룽거리고 다녔다.
1백여 년이 지난 오늘, 극동의 어디에서도 그런 광경이 벌어지지 않을까, 더러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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