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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내년 6~7월께 금리 올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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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 토르스텐 슬로크가 2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올리는 시점은 내년 6~7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 도이체방크]

“올가을에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매파적 분위기가 지배할 것이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는 시점은 내년 6~7월이 될 것 같다.”

 최근 시장을 뒤흔든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6개월 발언’이 계산된 것이었는지, 실수였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상 욕구가 강렬하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도이체방크의 토르스텐 슬로크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도 연준의 속내를 간파한 전문가다.

 그는 24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시장을 놀라게 한 것은 ‘옐런의 6개월’ 발언이 아니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예상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FOMC 위원들이 내년 말 기준금리가 1%를 넘고, 2016년 말에는 적어도 2.28%로 올라갈 것으로 본다는 자료가 공개되자마자 미 국채 수익률은 일순간에 치솟았다. FOMC 위원들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금리 인상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리던 옐런이 6개월 발언을 한 시점에서 국채 수익률이 뛰어오른 폭은 그에 비하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슬로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탄탄해지고 있어 금리 조기 인상은 당연한 귀결이라는 입장이다.

 -미국 경제가 얼마나 좋아지고 있나.

 “(글로벌 위기로 망가졌던) 주택 부문이 계속 회복되고 있다. 집값이 오르면서 가계 부문이 좋아지고 덩달아 은행 부문도 개선되고 있다. 현재 은행 부문의 분기 순수익은 미국 경제가 한창 좋았던 2005~2006년과 맞먹는다. 주택 부문 회복 증거 중 하나는 손해를 보고 집을 파는 출혈판매(distressed sales) 비율의 감소다(2012년 12월 24%→2013년 12월 14%). 가계의 순자산은 사상 최고치다. 이런 정도의 자산 효과라면 이자율 상승의 부정적인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더디지 않은가.

 “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고용 증가 속도는 2004~2006년의 세 배 정도로 빠르다. 지난 4년간 새로 생겨난 거의 모든 일자리는 풀 타임(full-time) 일자리였다. 혹한으로 주춤했던 날씨 효과가 사라진 데다 장기실업수당이 끊어진 이들이 일자리를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하는 만큼 실업률은 더 가파르게 떨어질 수 있다.”

 -고용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금리 인상의 또 다른 선결요건인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낮은 수준인데(2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1%.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2%가 안 되면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강조해 왔다).

 “인플레는 이미 오름세를 타기 시작했다. 2014년 말에는 2%까지 상승한다는 것이 시장의 컨센서스다.”

 -그렇게 보는 근거는.

 “이미 임금이 오르기 시작했다. 경제가 정상궤도에 오르기 위한 핵심 요소가 임금이다. 역사적 경험으로 보면 임금이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면 4~5년간 지속된다. 임금이 오르면 소득과 소비가 늘고, 곧 물가가 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거다. 몇 개월 뒤 물가가 상승 행진을 시작할 수도 있다.”

 -연준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낮고 실업률이 높다며 걱정하고 있는데.

 “재닛 옐런도 이런 사정을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옐런이 그 같은 언급을 했으면 시장은 연준이 금리 상승을 준비한다고 여겨 금리가 크게 뛰었을 것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 시중 금리는 어떻게 될까.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오를 것이다. 마치 눌려 있던 용수철이 튀어 오르는 것처럼.”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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