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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위도우'만 세 번째 요한슨 "남자처럼 단련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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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스칼렛 요한슨은 “(블랙 위도우를 연기하며) 인지도가 높아지고 팬층이 넓어진 덕에 작은 규모의 좋은 영화에 참여할 기회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사진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

마블 코믹스의 만화를 원작 삼아 탄생한 일련의 수퍼 히어로 영화에서 블랙 위도우의 등장은 늘 짧고도 강렬했다. 어벤져스 멤버 중 홍일점인 그는 다른 영웅들처럼 초능력도, 최첨단 기술로 만든 갑옷도 없지만 언제나 누구보다 강인하고 용감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원제 Captain America: The Winter Soldier, 26일 개봉, 조 루소·안소니 루소 감독, 이하 ‘캡틴 아메리카2’)는 이런 블랙 위도우의 활약이 전면에 나서는 영화다. 캡틴 아메리카와 짝을 이뤄 위기에 빠진 비밀 조직 쉴드를 구해낸다. 그 활약은 내년 개봉할 또 다른 시리즈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블랙 위도우를 연기하는 스칼렛 요한슨(30)의 매서운 눈빛과 완벽한 몸매, 호쾌한 액션 역시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빛나는 건 물론이다. 그를 미국 베벌리힐스에서 단독으로 만났다.

 - ‘아이언맨2’(2010, 존 파브로 감독), ‘어벤져스’(2012, 조스 웨던 감독)까지 세 편의 영화에서 블랙 위도우를 연기했는데, 매번 감독이 달랐다.

 “캐릭터의 통일성은 유지하면서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감독들과 일하는 것은 정말 멋진 경험이다. ‘아이언맨2’의 존 파브로 감독이 위트 넘치고 코믹하면서도 각 캐릭터의 관계에 집중하는 연출가였다면 ‘어벤져스’ 시리즈의 조스 웨던 감독은 건조하고 어두운 블랙 코미디를 구사하면서도 수퍼 히어로물에 꼭 맞는 연출을 보여줬다. 이번에 함께 일한 루소 형제의 경우 과거 코미디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인데, 선악의 경계가 모호한 캐릭터를 그려내거나 어딘지 수상쩍은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에도 전혀 두려움이 없었다. 배우로서 그들이 만든 영화 속 세계를 탐험하는 게 아주 행복했다.”

 - 이번 영화를 통해 비로소 블랙 위도우에 대해 잘 알게 되는 느낌이다.

 “기다려왔던 기회다. 제작사 마블 스튜디오의 대표 케빈 파이기와 함께 이 캐릭터가 더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뭘 지 꾸준히 논의해왔다. 이번 영화에 등장 분량도 늘어나고 캐릭터가 자세히 묘사된 게 그 결과물이다. 시나리오 초고는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 좀 다르게 흘러간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감독인 루소 형제와 상의하며 조정해 갔다. 두 사람은 다른 누구보다 내가 블랙 위도우의 캐릭터를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 줬다. 덕분에 탄탄한 캐릭터를 선보이게 됐다.“

 - 액션 연기가 힘들진 않나.

 “브로드웨이에서 장기 공연(테네시 윌리엄스 원작의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을 최근 막 끝냈다. 체력소모로 치면 그보다 더한 게 없다. 덕분에 다른 건 다 쉽게 느껴질 정도다. 물론 체력 유지를 위해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체육관에 가고, 남자처럼 트레이닝을 받고, 야채만 먹는 일상이 지겹기는 하지만.”

 - 내년 개봉할 ‘어벤져스2’를 한국에서 촬영하는데.

 “난 안 간다. 아쉽게도 한국 촬영 때는 내 분량이 없다. 한국에 팬들이 많은 건 잘 안다. 뉴욕에서 나고 자라 학창시절에도 한국인 친구들이 많았고, 한국 음식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다. 한국은 마블에게도 중요한 시장이다. ‘어벤져스2’ 개봉에 맞춰 방문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 ‘어벤져스2’에 팬들의 기대가 큰데.

 “그동안 소개된 캐릭터 한 명 한 명의 배경을 통해 각 인물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영화가 될 것이다. 어떤 면에서 어벤져스 멤버들은 모두 마지못해 그 자리에 서게 된, 영웅이라 불리길 꺼리는 수퍼 히어로들 아닌가. 성공적으로 세상을 구하긴 했지만, 대부분 자진해서 그 위치에 서게 된 이들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 관객들은 어벤져스 멤버들을 진짜로 괴롭히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이를 통해 생기는 갈등을 보게 될 것이다.”

베벌리힐스=LA중앙일보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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