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식량수급 전망과 해결방향|김동희씨<국립농업경제연구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지난15년 동안 90% 수준에서 70%선으로 크게 떨어졌으며 그 동안 밀과 옥수수 등 수입량이 3백만t에 이르렀다. 이 결과 식생활「패턴」은 분식이 늘고 축산물 소비가 급증, 도시에 있어서는 서구화징조가 뚜렷하다.
한편 양곡생산은 지난10년 동안 인구성장과 소득증가로 그 수요가 많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약7백만t 수준에 정체함으로써 수요「갭」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단순한 소비욕구나 좋은 맛(미미)의 추구가 아니라 『건강하고 활동적인 식생활』이라는 식생활「패턴」의 가치관변화다.
이의 성취를 위해 공급「패턴」과 소비「패턴」이 바뀌어야 한다. 먼저 식량공급 면에서 지난 10년 동안 쌀과 콩류를 늘려 왔으나 향후10년 동안 감자 류를 포함한 곡물수요가 30%이상, 축산물 수요는 배를 넘는 증가가 예상돼 이의 대책이 시급하다.
현재의 공급상태는 통일벼 개발을 계기로 쌀의 획기적 증산이 진행중이고 보리 개량도 진척돼 미맥에 관한 한 완전 자급이 전망된다. 그러나 밀과 동물사료는 계속 수입에 의존해야 될 것 같다. 완전식량자급을 해결키 위해서는 첫째 SCP(단세포단백질)같은 토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 대체사료의 실용화, 둘째, 경제적인 영양자원(밀·보리·콩·꽁치·고등어)을 질적으로 강화시켜 소비자보호에 맞는 형태의 상품화, 셋째, 채소를 중 심한 시설농업으로 신선한 식량의 효율적 육성, 넷째, 식량자원의 가용부분을 확보키 위해 수확으로부터 소비까지의 감모 손실을 최소화하는 가공·저장·포장·수송의 전 과정 개선이 추진돼야 한다.
이를 위해 식품가공업은 단순한 부수적인 산업이 아니라 식량생산의 주류산업으로 육성시켜야 한다. 일부식량의 수입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비축 량 확보와 수입선의 다변화가 고려돼야 하며 양곡수입은 우리의 수출과「링크」시켜 추진돼야 할 것이다.
장기적 차원에서 식생활에 대한 가치관의 재정립, 토지제도 및 토지이용정책의 합리화, 각종 농산물에 대한 가격 및 보조정책의 유기적재조정, 기술혁신과 경영혁신을 위한 두뇌자원의 동원, 생산능률과 소득평균과의 조화 등에 관한 종합적인 연구가 전개되고 그 결과가 정책으로 반영돼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