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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범·우근민·김태환 ‘제주판 3김’ … 19년 간 도지사 릴레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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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호 03면

1995년 제1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이후 19년간 제주지사 자리에 오른 이는 단 3명, 우근민·김태환·신구범이다. ‘제주판 3김’이라 불리는 이들 세 명은 72세 동갑내기다.

경선 불복-탈당 점철된 제주지사 자리

특히 우근민 지사와 신구범 전 지사는 제주 정가 숙명의 라이벌이다. 둘의 첫 대결은 1995년 1회 지방선거였다. 이미 관선 지사를 지냈던 둘 중 당시 집권당인 민자당은 우근민을 후보로 낙점했다. 신 전 지사는 무소속 출마했고, 사실상 야권 지지에 힘입어 초대 민선 제주지사에 등극했다.

3년 뒤 1998년 2회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당시 집권당은 새천년국민회의였고, 둘 다 국민회의의 공천을 받고자 했기에 경선이 진행된다. 결과는 우 지사의 승. 신 전 지사는 이에 불복해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삼다수 등 숱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신 전 지사에게 ‘경선 불복자’라는 꼬리표가 붙게 되는 순간이었다. 선거 역시 우 지사가 이겼다.

1대1 상황에서 2002년 세 번째 맞대결이 벌어진다. 우 지사는 집권당인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신 전 지사는 야당인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다. 둘의 자존심 싸움에 여야 간 승부까지 겹쳐 선거는 과열됐다. 최종 승자는 우근민. 하지만 후유증은 컸다. 둘 다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고, 2004년 대법원에서 벌금형(우근민 300만원, 신구범 150만원) 확정 판결을 받아 5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되고 만다.

우근민·신구범의 공백을 비집고 등장한 이가 김태환 전 지사다. 말단 공무원부터 출발한 그는 2004년 6월 재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된다. 제주지사 선거에서 현 여권이 유일하게 승리했던 선거였다.

2006년도 흥미진진했다.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에게 공천을 주려 하자, 김 전 지사는 그해 5월 열린우리당행을 택한다. 하지만 당내 분란으로 그의 입당은 하루 만에 무산된다. 결국 무소속 출마를 한 김 전 지사는 재선에 성공한다.

2010년은 점입가경이었다. 제주 정가에서 잊혀졌던 우 지사가 민주당 복당을 신청한다. 하지만 과거 전력으로 당내 반발이 거세자 무소속을 택한다. 당시 한나라당은 현명관 후보였고 지지율도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측근이 금품 살포 혐의에 휘말리자 인기는 곤두박질쳤고, 탈당 후 무소속 후보로 나선다. 결국 무소속끼리의 맞대결에서 승자는 우 전 지사였다. 와신상담 6년 만의 부활이었다.

19년간 세 사람의 재임기간은 우근민 10년, 김태환 6년, 신구범 3년이었다. 선거를 앞두고 김 전 지사는 일찌감치 불출마를 표명했지만, 이번엔 신 전 지사가 12년 만에 출사표를 던지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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