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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란 자본협력 창구로 합작투자회사를 설립|각료회담 결산…막 오른 이란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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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1차 한-이란 각료회의가 19일 하오5시 합의의정서를 교환하고 막을 내렸다. 13일부터 2일간의 실무자회의와 17일부터 3일간 열린 본회의를 통해 양국은 건설·기술·인력·합작투자·통상·어업 등 경제 각분야에 걸쳐 대규모의 구체적 협력에 합의함으로써 양국 경협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더우이 합의된 주요협력사업이 모두 한국의 이란 진출을 내용으로 하고 있어서 앞으로 월남 붐을 능가하는 이란 붐, 나아가 중동 붐으로 한국경제에 적지 않은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국이 이란에 진출하게 된 주요사업을 보면 ▲향후 5년간 10만 호의 주택을 완전도급으로 이란에 건설(15억 달러 상당) ▲기술인력 2만5천명의 이란 파견을 전제로 우선 5천2백명 파견 ▲섬유 및 의류·합성고무·주택건설 자재공장 등의 합작공장 ▲어선60척 수출 및 비료·시멘트 등의 수출 등을 포함, 양국 통상규모를 연간 4억 달러씩 80년까지 20억 달러로 확대할 것 등 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 측은 당초 원유수출로 경상수지흑자가 늘고 있는 이란에 대해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한 장기저리차관 공여, 원유도입을 위한 은행신용, 석유화학합작공장의 한국 내 건설 등을 희망했으나 이에 대한 합의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러나 양측은 양국 및 제3국에서의 투자지원 등을 맡을 금융기관성격의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키로 하고 양국 은행간 협력문제를 계속 토의키로 함으로써 앞으로 자본협력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
합작투자회사(Joint Investment Company)는 앞으로 이란이나 한국에 건설될 합작회사 등에 금융지원을 해주는 파이플라인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인데 한·이란 양국이 50대50의 비율로 출자하되 전체 출자액의 4배에 달하는 운용자금을 이란이 오일·달러 등에서 부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후샹·안사리 이란 측 수석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이 이미 약속한 해외지원부담(1백19달러)과 자국의 기본정책에 따라 한국에 직접자본을 공여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하고 10만 호의 주택건설을 위한 투자규모가 15억달러에 달하며 한국이 이란에서 이 사업에 착수하면 국내금융지원이 가능하므로 사실상 자본협력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란에서 주택건설에 참여하는 경우 이란 주택 성이 소요 자금의 60%, 지방재정에서 20%의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어 참가업체는 큰 자금부담 없이 공사를 추진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사리 수석대표는 이번의 합의내용이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양국의 경협 관계는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 한국 측은 이란에 대해 전선·문방구·슬레이트·합성피혁·신발류·합판 등의 합작공장건설을 제의했으나 협의결과 ⓛ섬유 및 의류 ②합성피혁 ③조립식 주택자재공장만을 건설키로 했다.
합작업체의 한국 측 실수요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합성피혁공장은 대전피혁이, 조립식 주택자재는 한성 프리페브 사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인력의 대 이란 진출은 화공·기계·전기·건축·통신·의료 및 농수산 등 광범한 분야에 걸쳐 있는데 이란 측은 우선 5천2백 명의 파견을 요청하고 있으나 앞으로 양국 경제교류증가에 따라 주택건설·합작회사·금융기관지점·상사지점·어업 등에 종사하게 될 인원까지 합하면 인력진출규모는 엄청나게 늘 것으로 보인다.
이란 측이 요구하는 기술인력의 파견문제는 앞으로 노동청관계자들이 4개월 내에 이란을 방문, 그 절차와 조건을 협의하게 될 것이다. <신성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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