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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도시「개스」 연쇄폭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0일하오11시15분∼11일 상오0시30분 사이에 서울 영등포구당산동1가177 권중식씨(37)집 앞길에있는 하수구「맨홀」 5군데에서 도시「개스」가 11차례나 잇따라 폭발해 권씨집을 비롯, 이웃 동사무소 만보당 한의원·공명사복덕방등 6군데 건물유리창 1백여장이 깨졌으며 잠자리에 들었던 주민 5백여명이 잠옷바람으로 한밤중에 긴급대피하는등 1시간15분 동안 소동을 벌였다.
사고당시 불기둥이 곳곳에서 5m나 치솟고 폭음이 1km 떨어진 곳까지 울렸으며 권씨의 부인 김정남씨(37) 는 폭음에 놀라 기절, 인근병원에 입원했다.
경찰은 도시「개스」공급「파이프」나 「밸브」에서 새어나온 「개스」가 하수구의 「메탄·개스」와 혼합, 폭발했거나 행인들이 버린 담뱃불에 인화된 것으로 보고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첫 폭발은 권씨집 앞 골목네거리에 있는 직경1m·두께3m의 「맨홀」뚜껑과 하수구로 연결된 직경 30cm·두께 1cm의 수세식변소정화조가 『펑』하는 소리와 함께 터지면서 바로 이웃 이종득씨(51) 집 하수구에 있는 「맨홀」도 동시에 폭발, 2∼3m쯤 튀어오르며 불길이 치솟았다.
첫 폭발에 이어 권씨 집에서 20m쯤 떨어진 이종건씨(59·당산동1가185) 집 앞, 15m쯤 떨어진 당산1가 동사무소 앞, 10m쯤 떨어진 유재춘씨(50·당산동1가177) 집 앞 하수구 「맨홀」등이 2∼3분 또는 5∼6분 간격으로 1시간15분 동안 포성처럼 터졌다.
뒤늦게 현장에 나은 서울시 도시「개스」사업소 직원 2명은 비상도구등도 준비하지 않아 속수무책인채 하수구의 「메탄·개스」폭발이라고 둘러대며 늑장을 피우다 11일 상오0시20분쯤「개스」공급 「메인·밸브」를 잠가 겨우 소동이 멈췄다.
주민들에 따르면 73년6월 준공시험가동 당시 여러차례 사고가 나자 「개스」사업소측에 안전검사를 요구했으나 아직껏 한차례의 안전검사도 하지 않아 요즈음에는 집안 하수구에서도「개스」냄새가 나서 신고했으나 사업소측이 그때마다 이를 묵살했다는것.
주민들은 또 시공당시 「개스·파이프」가 하수도와 연접돼있어 위험하다고 항의까지 했었다고 말하고있다.
이곳은 73년6월1일 낮12시30분쯤에도 도시「개스」가 새어나와 폭발, 당산동 1가231 우춘희씨집과 최영선씨집의 하수도 뚜껑이 깨지는등 소란을 피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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