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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촉즉발…열사의 대행렬-「사하라 대행진」전진기지촌의 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스페인」령 서부「사하라」에 대한 영유권을 확인하기 위한 「모로코」의 평화대행진이 6일 「카운트다운」, 국경 전진기지 「타르마야」에 집결한 35만명의 행진대원들은 「하산」국왕의 최종출발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구 영 수복 위한 시위>
이 평화왕복대행진은 「모로코」-「사하라」국경으로부터 16km 떨어진 「타르파야」를 출발, 국경을 넘고 다시 국경에서 80km 떨어진 「사하라」수도 「엘라이운」까지를 이틀 동안에 돌파하기로 되어있다.
「모로코」는 서부「사하라」가 1백년 전 「스페인」령이 되기 전부터 「모로코」령이었다고 「사하라」의 접수권을 주장해왔는데 「알제리」 등 이웃들이 「사하라」의 세계최대 인광에 탐을 내자 주권을 과시하기 위해 기발한 평화적 정복행진을 감행하려는 것이다.
「하산」왕은 『우리의 것을 되찾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결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아래 형제·우호국들의 대표들과 함께 평화대행진을 시작하기로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하산」왕은 또 평화대행진에 참가하는 35만명의 「모로코」지원자들에게 『우리가 「스페인」과의 전쟁을 원했다면 민간인들을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스페인」과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므로 「스페인」인들을 만나면 친절히 대하고 음식을 나누어 먹으라』고 말했다.
「모로코」국경지대에 운집한 「모로코」의 35만 「사하라」평화왕복대행진 부대들은 그들이 야기시켜 놓은 외교분쟁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듯 「하산」왕의 행진명령만을 기다리며 사막 위에 세워진 거대한 「텐트·시티」 속에서 서구의 「아파트」생활 못지 않게 안락한 기분을 즐기고있다.
6일로 잠정 예정된 출발일을 앞두고 35만 지원자중 대부분이 「타르마야」에 도착했으며 새로 길을 닦은 70평방km 위에 세워진 「텐트」들로 이곳은 그야말로 거대한 도시가 되었고 임시로 닦은 활주로에는 이들에게 공급할 식량을 실은 CL130「허큘리즈」기가 착륙하고 있었다.
이 행진에 참가를 희망한 사람은 여자 7만명을 포함한 70만명. 의사들은 그 중에서 80km의 달표면과도 같은 황무지를 행진할 수 있는 체력을 가진 사람만을 가려냈다. 「사하라」사막의 기온은 한낮이면 섭씨 45도까지 올라가나 밤이면 영하 5도로 떨어진다.
일사병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사람을 위해 의사 및 간호원 4백70명, 「앰뷸런스」 2백20대도 동원되었다.

<좁은 길에 차량 장사진>
35만명의 행진대원들은 한 조에 7천명씩 50개 조로 편성되어 있다. 「텐트」는 「모로코」의 성에 따라 34개「그룹」으로 되어있으며 수도 「라바트」에서 온 주민들은 대형 원형「텐트」에서 거주하고 또는 10명씩 들어가는 소형「텐트」도 끼여있다.
「캠프」로부터 10km정도 떨어진 「타르파야」읍에서는 「스페인」령 「사하라」로부터 나온 「스페인」제 담배와 일용품이 거래되는 암시장이 성립되기도 한다.
이들에게는 물자보급이 문제로 대두. 10여명의 선발대가 1백50km나 떨어진 「탄탄」읍으로 가서 물자를 가져오는 일도 있으나 전체적으로 휴일의 축제분위기가 이들을 지배하고있다.

<「블루진」서 「터번」까지>
「블루진」에서부터 화려한 「터번」에 이르는 복장이 증명하듯이 35만 왕복부대들은 「모로코」 각계각층으로부터 모여든 사람들이며 이들은 계급에 관계없이 합께 어울려 지낸다.
또 애초 「하산」왕의 계획대로 이들 중 10%는 여자지원자로, 여자들은 낮에는 남자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나 밤에는 그들만의 전용「텐트」로 돌아간다. 그러나 불량배들의 강간·살인사건도 간혹 일어나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이들을 태운 근 1만대나 되는 「트럭」행렬들이 남방철도 종착점인 「마라케쉬」를 출발하여 국경근처 「타르파야」에 집결함으로써 80km에 달하는 건조하고 모래로 뒤덮인 「사하라」사막의 2일간에 걸친 평화행진의 서막을 올렸다.
「아가디르」에서 「타르파야」로 가는 길은 건조한 사막으로부터 험준한 사막까지 자동차가 겨우 한대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좁은 길이 있을 뿐이며 이 때문에 차량들은 장사진을 이루었다.

<왕명 따라 기꺼이 참가>
「라바트」에서 온 문과학생 「압살람·벤누라」군은 『나는 「사하라」가 「모로코」의 것이라고 확신하고있지는 않다. 나는 「사하라」인이 진짜 원하고 있는 것이 무언지 알지 못한다. 나는 내 동족이 살고 생각하는 것을 보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많은 지원자들은 그들은 왕이 이 대행진을 취소한다면 기꺼이 그의 명령을 따라 집으로 가겠다고 말한다.
『왕이 지옥에 가라면 지옥에라도 뛰어들겠다』는 것이 이들 대부분 「모로코」인들의 생각인 것이다.
「스페인」령 「사하라」수도 「엘라이운」은 「스페인」과 「모르코」간의 무력대결을 우려하여 수백명의 「스페인」인들이 계속 철수, 인구 1만8천명의 이 도시는 거의 유령도시화 되었다. <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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