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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기다렸다" 防産 매출 폭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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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라크 전쟁이 장기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주요 업종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전쟁 때문에 영업이 악화되는 업종이 있는가 하면, 전쟁 덕분에 톡톡히 재미를 보는 업종도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톰슨파이낸셜은 "대부분의 업종에서 영업이 위축되는 가운데 일부 업종은 전쟁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 전쟁 수혜업종=미국의 방위산업체들은 이번 이라크 전쟁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이라크전을 준비하면서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지난해 무기조달 예산만 전년보다 76억달러 늘렸다. 이는 걸프전이 있었던 1991년 이후 최대 규모다.

덕분에 F-117 나이트호크 스텔스기를 만든 세계 최대의 방위산업체인 록히드 마틴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1% 늘어난 2백66억달러를 기록하며 영업수지가 적자에서 5억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무인항공기(UAV) 글로벌 호크를 만드는 노스롭 그루먼사와 탱크 제조업체인 제너럴 다이내믹스도 4분기 영업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앞으로 전망도 밝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사태가 해결되더라도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방산업계의 장기 전망을 낙관 일색으로 보고 있다.

석유산업도 방위산업에 필적할 만큼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전쟁위기감으로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엑슨모빌의 4분기 순이익이 전년도 대비 53% 늘어난 40억9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회사가 수익을 낸 것은 6분기 만에 처음이었다.

아파치사와 페트로 캐나다사도 같은 이유로 4분기 수익이 크게 늘어났다. 일부 정보통신 업종도 전쟁특수를 누리고 있다. 시나닷컴을 비롯한 중국의 나스닥 상장 닷컴기업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 이후 2억1천6백만명에 이르는 중국의 휴대전화 가입자들에게 문자전송 서비스를 통해 최신 전쟁소식을 알려주는 사업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 전쟁 피해업종=9ㆍ11 테러로 침체에 빠졌던 항공업계는 채 회복되기도 전에 또 다시 전쟁이 터지면서 많은 업체가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 4위의 항공사인 노스웨스트는 지난 21일 전체 직원의 11%인 4천9백명을 추가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밖에 미국.유럽.아시아의 주요 항공사들이 경영난으로 수백~수천명씩을 감원했다. 노스웨스트는 취항편도 12% 줄여 항공기 20대를 운항에서 제외시킬 방침이다.

여기에다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브리티시 에어웨이스.루프트한자.컨티넨털.델타 등 전 세계 11개 항공사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겠다고 밝혀 이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세계 항공업계가 이라크 전쟁으로 최대 1백억달러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광업계도 대표적인 피해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런던에 본부를 둔 세계여행관광기구(WTTC)는 24일 업계전망 보고서에서 "이라크전이 장기화할 경우 업계 종사자 가운데 3백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며 피해액이 올해 3백억달러를 웃돌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아시아 관광업계는 이라크 전쟁에 괴질까지 겹쳐 파산 직전의 상황에 몰렸다.

홍콩의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라크 전쟁으로 호텔과 회의장 예약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임봉수기자

임봉수 기자

[바로잡습니다] 3월 26일자 E4면 '전쟁 기다렸다, 防産 매출 급증' 기사에서 블랙호크 아파치 헬기는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사의 제품이 아니라 보잉사 제품이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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