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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서울 모습을 한눈에|「옛 서울」그림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동양화가 혜촌 김학수씨가 조선시대의 도읍 평양을 구석구석 그림으로 복원해 보여주는 이채로운 「옛 서울 그림전」을 마련했다.
북악산 아래 동서중남북의 5서와 39방3백40동으로 구획된 「한양 전도」를 비롯하여 이제는 그 흔적조차 없는 신문로의 「경희궁 전경도」와 「경조 5부」「혜화문」「남지도」「세검정」「동작진」.
또 「경복궁 전경도」「능행도」「칠패시장」이며 한양 팔경 등 대소 33점을 출품했다.
57세의 김 화백이 새삼 이런 주제에 전념하게된 것은 그 기록성과 교육상의 자료로서 기여하기 위한 것. 옛 모습을 다소 기억하는 고로들의 증언도 듣고 단편적인 기록이나 그림 혹은 사진도 모으며 현지 답사를 통해 그 윤곽을 「스케치」했다. 그것은 20여년 동안 조금씩 추진해 온 작업이긴 하지만 이번 출품을 위해서만 8년 남짓 걸렸다. 그중 최대의 「한양 전도」는 폭 6척에 길이 14척. 경복궁과 경희궁 전경도도 6×12척의 대폭으로 반년 혹은 1년씩이나 소요됐다.
김 화백의 이 소중한 각고의 집념을 『스스로 사명감 때문』이라고 말한다. 9년 전 풍속화전을 가진 바 있는 그는 앞으로 이 작업을 경주·부여 등지로 확대 해 볼 계획이다. 독신 생활을 하면서 교직이나 기타 잡일을 하지 않는 김 화백인 까닭에 그의 의도는 누구보다 수월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그는 김은호씨의 문제로서 백양회 회원. 화단 일부에선 이들 역사 풍속도에 대하여 순수창작성을 말하지만 고증과 자료 탐색과 현지 사정의 어려운 과정을 겪어 내는 작가도 다시 없을 것 같다. 그것은 근년에 정부가 추진하는 민족 기록화나 산업 발전 기록화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22일∼28일·신문 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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