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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개인의 건강을 좌우|「인류생태와 건강」주역「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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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생태학적인 측면에서 환경과 인간의 건강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룬「세미나」가 지난 23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강당에서 열렸다.
대한보건협회와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공동 주최한 이번「세미나」에서는「인류생태와 건강』이라는 주제아래「인류생태학적 면에서 본 건강」(권이혁·서울대. 의대학장),『질병의 결정요인으로서의 환경』(김정근·서울대 보건대학원교수),「생화학적 면에서 본 우리나라 전염병의 변천 모습』(전종휘·카톨릭의대 교수),「식품위생의 현황과 문제점』(정길택·서울대 농대교수), 『환경과 유전병』(최규완·서울대 의대교수),「생태계에서의 유독 물질의 농축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차철환·고려대 의대과수)등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건강을『단순히 질병이나 상해의 부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및 사회적 안 녕의 완전한 생태』라고 정의한 바 있다. 권 학장은「건강의 개념이「신체개념」과「심신개념」에서「생활개념」으로 바뀐 오늘날 건강문제를 의학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라 인류생태학적인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다루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강한사람은 사회적인「장」에서 사회적 역할을 다하면서 생활하기 때문에 생활개념으로서의 건강현상을 이해하지 않으면 인류복지의 향상이라는 과제가 해결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건강이란 자신이 지켜야 하며 고 책임이 자신에 있다고 역설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건강파괴가 지구적인 규모로 확대되면서「개인이 건강의 모든 책임을 지는 시대는 지났고 사회자체가 주체적 책임을 지고 건강의 확립에 힘써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권 학장은 주장했다.
인류생태학적인 입장에서 환경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그리고 그러한 환경이해의 토대 위에서 환경과 건강을 어떻게 관련지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김정근 교수는『건강이나 인류의 복지를 생각할 때 일반적으로 환경파괴가 반드시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라고만 단정할 수는 없다』고 전제, 『환경파괴라는 것이 보다 풍요롭고 편리한 삶을 꾀하는데서 초래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따라서 보다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안목에서 환경파괴가 인간생활에 가져다주는 공과 과를 같은 척도 상에 놓고 계측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차철환 교수는 건강은 물론 인간생존마저 위협하고 있는 환경파괴가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하다고 지적,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3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자연보전을 위해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생태계에 대한 재인식을 고취, 자연보전의 교육을 초등학교부터 실시하여 자연보전에 대한 윤리를 확립시켜야 한다. 둘째, 환경오염방지의 효율을 기하기 위해서는 공해방지를 위한 행정적 및 기술적인 방법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강력히 실행되어야 한다.
끝으로 환경보전을 위한 시민운동이 이루어져야 하며 기업주는 공해방지를 위한 시설투자에 인색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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