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겨울철 연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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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겨울을 앞둔 가장 큰 걱정은 역시 연료문제일 것 같다. 워낙 빈약한 자원에다 그나마 있는 것조차 그 동안 제대로 개발하지 못한 탓으로 도시 영세민들은 매 번의 겨울을 땔감 걱정을 떠나서 살아본 기억이 흔치 않을 것이다.
제발 이번 겨울만이라도 연탄파동 없이 나게 되었으면 싶은 것이 어찌 이들 도시영세민들 뿐이겠는가.
해마다 월동대책이 마련되어 적어도 도상계획으로는 만전을 기하고 있으나 그 기본이 되는 정부의「에너지」정책은 그 동안 적지 않은 혼선을 일으켜 실효를 거두지 못한 때가 적지 않았다.
석유파동이후 대체로 국산「에너지」자원활용을 근간으로 하는「에너지」정책으로 기본방향이 새로 잡혀가고 있음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변화였다 하겠다.
매사가 그렇지만「에너지」정책도, 월동대책도 한꺼번에 급격히 바꾸려면 혼란이 생기게 마련이다. 잊을 수 없는 지난해의 연탄파동도 결국은 너무 급작스럽게 정책을 바꾼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석유의 고가로 석탄자원을「보존」도하고「개발」도 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절약과 활용이라는 다분히 상위 되는 목표를 모두 이루어야 하는 고충이 없지 않았다. 그 결과는 연탄판매 기록 장 제를 낳았지만 사전준비가 여의치 않아 크나큰 혼란을 겪었을 뿐이다.
상공부가 밝힌 올해 월동연료 대책을 보면 적어도 지난 1년의 석탄자원절약과 개발은 상당한 효과를 거둔 것 같다.
9월말 현재의 저탄 실적이나 생산량의 추이로 보아서는 상당한 물량 면의 호전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작년 이맘때 보다 90만t이 더 많은 저탄 중 70% 이상이 소비지에 저장되고 있다 한다. 이는 약 50일간의 공급량이므로 올해 월동기간중의 석탄안정공급장담에는 기대를 걸어 볼만도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공급량이 충분하더라도 수송이나 유통과정에서의 일시적 혼란이 더 큰 파동으로 연결되어 온 점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상공부의 방침으로는 연탄판매 기록 장 제나 비 가정용 탄의 사용억제 방침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 한다.
아직도 충분하지 못한 현재의 석탄생산능력에 비추어 소비절약을 주안으로 한 이들 제도의 존속은 불가피할 것이다. 다만 그 동안 노출되었던 기록 장 제 실시 과정의 여러 문제점들이 주로 행정적인 차원에서 비롯되었던 점을 고려, 더욱 철저한 감독과 보완이 있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가격정책에서 정부는 단호한 방침을 지켜 나갈 필요가 있다.
업계의 연탄가격인상요구는 새로운 인상요인이 생기지 않는 한 허용하지 않겠다는 장 장관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다.
이는 영세민들에게 부하 되고 있는 현재의「인플레」중압이 아니더라도 가격정책의 우유부단이 결과하는 전례를 보아서도 그렇다.
또 하나의 주요과제는 현재 계류상태에 놓인 석류 가격문제이다.
OPEC의 유가인상률이 어떤 수준에서 결정되더라도 현재 징수 유예되고 있는 유 류에 대한 방위세 부과는 적어도 내년 봄까지는 계속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지금 전망으로는 소폭 인상에 그칠 것으로는 보이나 그에다 방위세까지 가산할 경우 역시 그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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