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대 총장 국제공모 … 95년 직선제 전통 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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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도쿄대와 더불어 일본의 양대 국립대학으로 불리는 교토(京都)대가 총장을 국제 공모하기로 했다. 일본 내 국립대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16일 1면 기사에서 “올 9월 말 임기가 끝나는 마쓰모토 히로시(松本紘) 현 총장의 후임을 정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 달 중 미국 하버드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에 총장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대학의 글로벌화라는 세계적 추세 속에서 아직까지 학교 내 기득권 세력의 입김에 크게 휘둘리고 있는 현상을 개혁하기 위해선 강한 리더십과 새로운 발상의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교토대는 일본 국내외를 망라한 주요 대학으로부터 총장 후보를 추천받은 뒤 외부 인사 3명과 학내 인사 3명으로 구성되는 총장선발위원회가 이를 심사해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일본의 국립대는 2003년 개정된 법에 따라 ‘선발위원회’가 총장을 선임하도록 돼 있지만 전국 86개 국립대 중 82곳은 사실상 교수·교직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직선제를 활용하고 있다. 교토대도 전체 교직원 5400명에 의한 예비투표에서 10명을 추려 이를 선발위원회에서 6명으로 대상을 좁힌 뒤 일정 자격 이상의 교직원 2000명이 다시 직선 투표를 통해 총장을 최종 선발해 왔다.

 신문은 “교토대는 1919년 국내에선 최초로 총장을 (교내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한 대학자치의 상징”이라며 “그 교토대가 총장 선발 방식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기로 한 것은 국립대학 개혁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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