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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청춘에게 새로운 화두 던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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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도시인에게 선(禪) 수행을 전하던 조계종 안국선원장 수불(修弗, 부산 범어사 주지) 스님이 이번에는 대학으로 간다.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소장 박찬국)는 19일 오후 4~6시 서울대학교 아시아센터 210호 영원홀에서 수불 스님을 초청해 ‘젊은 날의 화두’란 주제로 강연회를 연다.

 ‘혜민 스님의 멘토’로 불리는 그가 청춘의 방황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허덕이는 대학생들에게 해법의 열쇠를 건네는 자리다. 수행은 과연 절집에 사는 출가자들만의 몫일까. 수불 스님은 단호하게 “아니다”고 말한다.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후에 출가자에게만 가르침을 주겠다고 하지 않았다. 인연 따라 가르쳤다. 무슨 말인가. 부처님은 불교의 생활화, 수행의 생활화를 보여주신 거다. 우리 시대도 마찬가지다. 그걸 잃어버려선 곤란하다.”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인에게도, 방황하는 대학생들에게도 수행은 똑같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수불 스님은 1989년 부산 범어사 내원암에 있다가 산을 내려왔다. 대중을 상대로 간화선을 가르쳤으나 실패했다. 사람들의 수행에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석 달간 칩거하며 고민하던 수불 스님은 이유를 찾아냈다. “그 허물이 내게 있었다. 절집에서 내가 배웠던 방식으로만 가르쳤다. 문제를 외듯이 화두를 달달 외는 식이었다. 중요한 건 문제를 외우는 게 아니라 답을 찾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방법을 바꾸었다. 수불 스님은 “화두를 들었으면 답을 찾는 데 집중하라”고 지도했다. 사람들은 문제를 몰라서 괴로운 게 아니었다. 다들 답을 몰라서 괴로워했다. 그러자 달라지기 시작했다. 염불처럼 화두를 외던 사람들이 화두에 대한 답을 찾기 시작하자 변화가 나타났다. 자기 안의 벽, 커다란 고집이 무너지는 체험을 하기 시작했다. 수불 스님은 “저는 화두에 간절한 의심이 걸리도록 옆에서 도울 뿐”이라고 설명한다. 강연 문의 02-880-6223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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