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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여성 임원 비율 28% … '유리천장' 얇아 일할 맛 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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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의 여성 직원들이 회의실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여성의 힘이 그룹의 힘’이라는 모토로 운영된다. 여성이 아이도 건강하게, 회사도 건실하게 키울 수 있다고 믿어서다. [사진 이랜드그룹]

지난해 12월 이랜드그룹은 연말 정기인사에서 임원 승진자 15명 가운데 7명을 여성으로 채우는 인사를 단행했다. 여신애 모던하우스 사업본부장(전무) 승진 등 절반이 여성이었다. 전체 그룹 승진자 가운데 여성이 절반을 차지한 것은 국내 기업에서 전례없는 일로 평가 받는다. 또 이랜드그룹의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28%, 모기업인 이랜드월드의 여성 임원 비중은 54%다. 과장급 이상 여성 관리자 비율도 46%에 달한다. 노동자 1000명 이상인 국내 대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이 5% 수준인 것에 비하면 획기적으로 높은 수치다.

 이랜드 그룹의 여성 중용은 경영 환경이 어려울수록 남녀차별이나 학력차별을 없애고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이 바탕이 됐다. 직원들이 즐겁지 않으면 회사가 성장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이랜드는 공식적으로 회식 자리에서 음주를 금지해 여성 직원들이 업무 외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고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임신과 출산을 한 여직원을 대상으로 ‘라마즈 분만법, 모유수유법’ 등을 가르친다.

 회사가 워킹맘들을 배려하자, 여성들의 업무 효율과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졌다. 직원들은 업무시간에 육아와 가사를 걱정하지 않고 일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회사를 떠났던 직원들도 재취업을 희망했다. 이랜드는 한 발 더 나가 직원들에게 사내에서 태아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했고 전자파 차단을 위한 앞치마도 제공했다. 서울 가산동과 신촌의 이랜드 사옥에는 코코몽 캐릭터를 활용한 어린이집이 있어 결혼, 출산 등으로 인한 여직원들의 경력 단절에 대해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들을 품은 것도 이랜드가 성장 동력을 ‘사람’에서 찾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출산을 이유로 그만뒀던 직원도 재입사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재입사자 중 70%를 과장급 이상으로 승진시키면서, ‘재입사자는 불이익을 받는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능력위주의 철저한 인사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채용부터 평가, 승진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성별이나 학력에 따른 차별을 없애고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이랜드의 성장 동력”이라고 말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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