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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무릎 연골 재생한 줄기세포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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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축구 명장 거스 히딩크가 올해 1월 한국을 방문했다. 무려 10년 동안 그를 괴롭히던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다. 나이가 들면 무릎 뼈를 보호하는 연골은 조금씩 닳아 없어진다. 연골 관절은 자동차 타이어와 비슷하다. 많이 사용할수록 빨리 망가진다. 젊었을 때 역도·스키·농구처럼 과격한 운동을 자주 하면 관절에 충격을 줘 더 빨리 손상된다. 연골은 작은 충격이라도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쉽게 닳는다.

 퇴행성관절염은 단순히 아픈 것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삶의 질을 뚝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고령사회가 되면서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늘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7~8명은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다. 고령층은 노화·체중증가로 상태가 더 악화되기 쉽다. 인공관절 수술도 있지만 재활기간이 길고 뼈를 통째로 갈아끼워 부담이 크다. 또 일상생활은 가능해도 이전처럼 운동을 즐기기 힘들다는 단점도 있다.

 요즘에는 줄기세포 치료제로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한다. 메디포스트에서 판매하는 ‘카티스템’(사진)이 대표적이다. 히딩크도 무릎연골을 재생해 주는 줄기세포 치료제로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했다. 이 약은 제대혈(탯줄 혈액)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원료로 한다. 무릎을 절개해 망가진 연골 부위에 직접 바르고 다시 봉합하면 연골을 재생시킨다. 수술시간은 30분 정도. 대규모 임상시험에서도 효과를 입증했다. 퇴행성관절염 환자 103명을 카티스템 치료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48주 동안 치료했다. 그 결과 카티스템 치료군의 97.7%가 연골 재생 효과를 보였다. 이 중 65%는 치료 전보다 연골 손상 정도가 2등급 이상 개선됐다.

 반면에 미세천공술로 치료한 대조군은 72% 정도만 치료효과를 보였다. 2012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카티스템의 연골재생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했다. 최근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약은 전국 종합병원과 정형외과에서 시술을 받을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나이와 상관 없이 연골재생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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