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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해 미국은 무엇인가|이중재<신민당 정책심의 회의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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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분단의 씨뿌린 연합국
해방 후 30년, 그 동안 우리는 많은 시련을 겪어왔다. 커다란 시련과 악전고투에 비하면 이룩된 민족의 숙원은 너무나 보잘 것 없다.
제2차 대전 후 30년간이란 그 이전의 3백년간에 해당할 정도로 세계는 커다란 변화와 발전을 했으나 그 동안 우리는 세월을 허송한 것도 아닌데 제자리걸음만 하고 더욱 어려움 속으로 왜 빠져가고 있는가?
그것은 남북으로 분단되어 대치한 민족의 비극 때문이다.
조국의 비운·숙명을 한탄하다가도 미국을 비롯한 연합국을 원망할 때가 있다. 바로 국토분단의 씨를 뿌려놓은 장본인이 연합국들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지금에 이르러서도 적화통일을 위해서는 남한에 인민무장혁명이 일어나고 무력남침을 생각하는 붉은 독재자 김일성이가 있는 한 우리는 피나는 노력을 하고서도 다른 나라들보다 잘살기 어렵고 또 불안과 위협의 현실 속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한국방위 공약은 당연>
그러기에 우리는 어떻게 하든지 평화적 방법으로 민족의 장래문제를 해결해야겠다.
통일이 무엇보다 선결문제나 그 통일은 우리 민족에게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의 터전을 마련해 주기 위한 것이지 6·25남침과 같은 살육·파괴를 가져오는 무력통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지켜져야 할 통일방안의 기본원칙인 것이다.
그러나 인지 사태 후에 김일성이 북경을 방문했을 때 휴전선을 없애버리는 날이 통일이 되는 날이라고 했다.
세계조류에 역행하는 말이라 규탄하기 전에 소름이 끼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도 인지사태에 자극되면서 한·미 양국이 이어온 결의와 공약, 또 「포드」대통령 등 미국지도자들의 강력한 대한방위 의사표시와 한 국민의 단호한 대공투지 표시등이 김일성으로 하여금 다시 위장된 것이 섞이기는 했지만 평화공세로 나오게 한 것 같다.

<평화 유지에 영향력을>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직도 「유엔」이나 비동맹국회원 등 제3세계는 동요하고 있으며 주한「유엔」군사의 대안 없는 해체, 미군철수에 대한 압력 등이 쌓여가고 있다. 이런 오늘의 현실이·6.25사변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그때도 미군 철수 후 미국의「아시아」방위선에서 한국을 제외시켰던 것이 김일성의 남침을 가져왔고, 인지 사태도 미군의 불투명한 철수가 초래한 결과라는 것은 자명한 것 아닌가.
공산도배들이 평화라는 미명아래 꾸미는 음모는 인지에서 역력히 보지 않았는가.
우리는 미국이 다시는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 믿는다. 한 국민은 물론 「아시아」의 자유국가 국민들은 미국의 민주전초거점 방위 책을 궁금히 여기고 있으며「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자유와 민주정치의 신념에 대한 미국의 얼굴과 마음을 알려 하고있다.
미국은 우리에게 독립과 더불어 비극의 38선을 안겨다 주었다. 이 나라 미풍양속을 해치는 많은 것도 뿌려 놓았다. 그러나 미국은 우리에게 자유와 민주주의를 심어주고 키워줬다.6·25의 참변에서 소생케 해주었다. 그러기에 세계에서 가장 반공 적이고 친미적인 국민이 이 나라 백성 아닌가? 30년간 미군의 개인적인 비행이 많이 일어났어도 「양키, 고·홈」 소리한마디 없지 않은가.

<우방입장서 재음미 할 때>
우리는 더 자유스러운 정치체제의 확립과 더불어 방위태세강화·전력보강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특히 국군장비현대화·방위산업의 급속한 육성은 시급한 과제로 등장되어있다.
이런 면에서 미국의 노력은 더한층 필요하다. 특히 미군 주둔과 군원만이 앞으로 한반도의 군사균형을 가져오게 하고 소련과 중공의 북괴남침지원을 막아주고 따라서 북괴로 하여금 남침의 오판을 못하게 할 수 있다. 바로 미국의 대한지원은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의 가능성을 배제시켜주는 「힘」이 될 수 있다.
인지사태 이후 미국의 대한 여론이 점차 개선되고 있고 미 의회의원의 대량방한, 그리고 한·미 국방부장관회의 등으로 한·미간의 유대는 한층 굳어져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차제에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유지, 더 나아가 평화적인 한국통일문제를 진정한 우방의 입장에서 재음미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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