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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콩고화…앙골라 내전|독립 앞두고 3개 단체 유혈 투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독립과 자유를 위해 지금 「앙골라」가 지불하고 있는 고통은 너무나 처참하다.
오는 11월11일로 예정된 독립을 앞두고 서「아프리카」의 「포르투갈」영 「앙골라」 전역에선 3개의 독립 운동 단체가 외세를 등에 업고 독립후의 주도권 장악을 위해 장기 내전의 양상을 띠면서 유혈 투쟁을 벌이고 있어 독립 자체가 위태로울 뿐 아니라 제2의 「콩고」 사태로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경쟁 단체 중 친 서구의 「앙골라」 해방 전선 (FNLA)은 「홀덴·노베르토」 의장 (52) 지도하에 중공제 무기로 장비된 3만3천명의 무장 병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미국과 중공 및 이웃 「자이르」의 후원을 받고 있다. 「노베르토」와 「자이르」의 「모부투」 대통령과는 처남매부 사이.
본부 기지를 「자이르」에 두고 있으며 상당수의 외인 용병을 확보하고 있다.
FNLA와 무력 투쟁을 벌이고 있는 「마르크스」주의적 「앙골라」 해방 인민 운동 (MPLA)은 「아고스티노·네토」 의장 (52) 휘하에 2만3천명의 정규군과 1만명의 무장 민간인이 뭉쳐 있는 「마르크스」주의 단체로 소련과 「콩고」의 지원을 받고 있다.
무기는 소련제와 「체코」제이며 전투력 면에서 가장 강력한 단체로 알려졌다.
제3의 단체인 온건 노선의 「앙골라」 전면 독립 연맹 (UNITA) 은 「로나스·사빈비」의장 (40) 지도하에 1만3천명의 조직원이 있으며 특별히 외세에 의존하지 않은 채 두 파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FNLA에 접근해가고 있다.
이들은 원래 「포르투갈」을 상대로 독립 투쟁을 벌여온 전우 관계였으나 독립이 약속되면서 내전 상태로 들어섰다.
최근의 내전은 수도 「루안다」에서 MPLA가 FNLA를 추방하려고 시도한데서 발단됐다.
중립을 지켜온 UNITA는 최근 MPLA군의 공격을 받자 FNLA에 가세, MPLA를 협공하고 있으나 MPLA는 수도를 완전 장악하는 등 계속 우세를 보이고 있다.
MPLA는 흑인 우위룬을 배격하고 흑·백인 혼합 정부의 수립과 사회주의 정책을 지향하고 있으나 FNLA는 「바콩고」족 중심의 흑인 정부 수립과 민족주의 노선을 지향하고 있다. UNITA도 흑인 단독 정부 수립을 지지, 정책적으로도 FNLA에 동조하고 있다.
게다가 「카빈다」주가 분리 독립을 추구하고 있어 문제는 더욱 복잡하다. 「앙골라」본토와 떨어져 「몽고」와 「자이르」에 둘러싸인 「카빈다」는 인구 8만의 작은 지역이지만 정치적으로 MPLA 요충인데다 일산 7백50만t의 유전이 있어 미국의 「걸프」와도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카빈다」 국가 해방 전선 (FLEC)은 지난달 25일 「파리」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임시 혁명 정부를 수립했다.
「카빈다」에 큰 기반을 갖고 있는 MPLA를 약화시키고 미국의 석유 자본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후원하의 FNLA가 「카빈다」 해방 전선을 돕고 있어 이 지역은 앞으로 더 큰 불씨가 될 것 같다.
「앙골라」 사태는 「포르투갈」 신 정부가 현지 실정을 무시하고 비 식민지화 정책을 서둘러 너무 일찍 독립을 부여하려는데서 빚어졌다.
「앙골라」 내전은 지극히 배타적인 지역주의와 부족주의, 「카빈다」의 분리주의, 외세 개입 등 그 상황이 60년의 「콩고」 (현재의 「자이르」) 사태와 너무나 흡사하며 이 때문에 「앙골라」 결국「콩고」형 비극의 반복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구종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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