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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의 75회 아카데미상] 여우 주연상 니콜 키드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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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늘 내 어머니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었다. 이젠 내 딸에게 자랑스러운 어머니가 되고 싶다."

니콜 키드먼(36)이 재수 끝에 오스카 트로피를 가슴에 안았다. 지난해 뮤지컬 영화 '물랑 루즈'로 후보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던 그녀는 올 초 '디 아워스'로 골든글로브와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미 배우조합상 등을 휩쓸며 오스카상 수상을 강력히 예고했다.

이날 어깨끈이 달린 검은색 드레스를 우아하게 차려 입은 키드먼은 격한 감정을 이기지 못한 채 수상 소감을 말하다 몇 차례 울먹이기도 했다.

그녀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해 시상식 전날까지 불참설이 떠돌았던 것을 의식한 듯 "시상식에 왜 참석하느냐고 물어본 사람이 많았지만 우리에게 예술은 중요한 것이며 아카데미상은 이를 기리는 전통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번 수상으로 키드먼은 지금은 이혼했지만 그녀를 십년 넘게 따라다녔던 '톰 크루즈의 아내'라는 유쾌하지 못한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낸 것으로 보인다. 수상작 '디 아워스'에서 맡은 역은 자살한 천재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 이 영화에서 그녀는 섬세한 심리 연기는 물론 매부리코를 만들어 붙이는 변신을 시도해 화제를 모았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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