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지 후 아시아 정책 정립의 분수령|미-일 정상회담을 보는 「워싱턴」-동경의 눈|미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포드」-「미끼」회담을 주시하는데 한국이 명심할 중요한 요소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한반도의 안보가 군사적인 방위의 측면에서만 토의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이 북괴와 접촉의 길을 터 북괴의 호전성을 둔화시킴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 방도에 관한 토의가 큰 비중을 차지하리라는 점이다.
다른 하나의 요소는「포드」, 「미끼」회담이 「미야자와」일 외상의 방한, 서울에서 이 달 말에 열리는 한·미 안보회의, 「우쓰노미야」의원의 평양 방문, 「워싱턴」에서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한국·「아시아」정책수립을 위한 광범위한 토론, 「모스크바」와 북경에서 벌써 행해지고 있을지도 모를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4강간의 막후 접촉 등의 일환으로 평가돼야 한다는 점이다.
일본은 「미야자와」외상을 통해서 『한국 안보가 일본 안보에 긴요하다』는 69년의 「닉슨」-「사또」 공동성명의 한국에 관한 조항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위해서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을 지켜야 한다고 이미 거듭 약속했다.
따라서 「포드」대통령은 일본의 안보에 긴요한 한국 안보를 위한 공약을 재확인하고 「미끼」수상은 일본 내 기지 사용의 보장을 확약하는 선에서 군사적인 측면의 한국 문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미국의 대한 장기정책에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지원하여 자위의 수준에 올려놓는 것과 함께 일-중공의 평화협정과 일-소의 평화협정을 전제로 서울·「워싱턴」·「모스크바」·동경·북경·평양을 잇는 긴장완화정책을 포함하고 있다.
북괴가 미국과의 직접적 접촉을 원한다면 그에 앞서 올 가을 「유엔」총회에 제출될 서방측의 한반도 긴장완화 결의안에 건설적으로 응해야 하며 미·일·북괴의 관계는 한국, 소련·중공의 관계와 균형을 취해야 한다는 미국의 분명한 태도도 국무성 관리와 「아시아」 전문학자들이 검토 중인 새 동북아 정책 방향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은 한국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1차선의 정책」에서 이탈하지 않았다. 이「1차선의 정책」은 한국에 대한 군사 원조, 북괴에 대한 강경한 어조의 경구였다. 그러나 「포드」-「미끼」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은 「2차선의 대책」으로 전환할 징조가 보인다.
「슐례진저」장관이 서울에서 군사 공약을 다시 재확인할 것이기 때문에 「포드」대통령은 「미끼」와 함께 비군사적 측면에서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논의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에 관한 한 「포드」-「미끼」회담은 한국에 대한 군원에다가 북괴와의 접촉을 가미하는 「2차선 정책」의 시발점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으로 한층 주목을 받게 되었다.
물론 미국은 북괴와의 관계 개선을 통한 긴장완화라는 구상을 어디까지나 한국방위공약에 대한 보강으로 고려하는 것이지 강력한 국방 자세를 북괴와의 「데탕트」로 대치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리고 「펀세트」국무성 대변인의 논평대로 북괴가 미국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바꾼 징조가 아직은 없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그런 구상은 단기적으로는 다분히 희망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은 북괴와의 접촉을 통한 한반도의 긴장 완화가 공산3개국의 태도 완화로 희망적인 단계를 넘어질 때까지는 한·미·일의 3각 방위체제에 역점을 둘 것이고 그것이 이번「포드」-「미끼」 정상회담과 「술레진저」 서울 방문에서 재확인 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