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쌀값 어떻게 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쌀값이 춤을 추고있다. 지난 주말 서울의 쌀값은 도매시세가 경기미상품이 80㎏들이가마당 2만원, 중품이 1만9천7백원, 호남미가 1만8천원 내지 1만9천1백원대에 거래됐으며 소매시세는 최고 2만2천원까지 올랐다. 7월 들어 5백원∼l천원이 오른 시세다.
지방도시의 쌀값도 마찬가지다.
부산·대구· 인천·광주·대전등 전국 15개 도시의 지난 주말 평균도매시세는 80㎏들이 가마당 1만8천8백43원으로 6월말에 비해 7백22원, 지난 연말보다는 1천8백56원으로 10·9%가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7월 들어 쌀값이 오르는 것은 농촌의 재고가 점차 줄어들고 있어 산지 쌀값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다 장마로 수송이 부진해지자 중간상인들이 가격을 조작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어쨌든 7월 들어 교통요금·체신요금이 일제히 오른데다 방위세 신설로 전체 물가가 들먹이는데 쌀값까지 크게 오르자 주무부인 농수산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세워 우선 정부보유 혼합곡을 무제한 방출한다고 발표했다.
19일 농수산부가 내놓은 쌀값안정대책을 보면 쌀도매시세를 가마당 1만9천원선에서 억제한다는 목표아래 우선 현재 50개 지역에서 하루 20만부대(10㎏들이)씩 제한방출하고 있는 혼합곡을 3∼4배로 늘려 70만∼80만부대씩 방출하고 필요하면 방출지역도 늘리겠다는 것이다.
또 혼합곡 방출만으로 쌀값이 안정이 되지 않으면 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단일미(단일미) 1백5만섬을 농협 직매장을 통해 무제한 방출하며 행정규제를 강화, 9분도 쌀을 비싸게 뒷거래하는 양곡상에 대해서는 영업허가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농수산부에 따르면 최근 농번기와 장마철로 농가의 쌀 출회량이 다소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작년벼농사의 풍작으로 아직도 농촌보유량이 예년보다 30%가량 더 많고 정부미 보유량도 5백30만섬에 달하기 때문에 물량 면에서는 상승요인이 없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최근 쌀값이 오르는 것은 일부 중개상인이 조작을 하는데다 공산품 가격상승에 따른 심리적 영향으로 수요가 늘기 때문인데 이같은 상승요인은 물량조절로 쉽게 잡힐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러한 당국의 해석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혼합곡 방출만으로 뛰는 쌀값을 억누르는데는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첫째 혼합곡의 질이 좋지 않다는 것. 4월15일 정부미 방출가격 인상이후 3분의 1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는데 그 이유는 값이 오른데도 있지만 통일쌀과 보리쌀을 섞은 혼합곡의 밥맛이 크게 뒤떨어지기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례로 당국이 혼합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난18일 서울지역에 통일쌀 대신 일반미를 섞어 방출하자 종래 하루 4만∼5만부대 정도 나가던 혼합곡이 14만∼15만부대 수준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는 얘기다.
또 한가지 문제는 값이 비싸다는 것. 현재 혼합곡의 소매시세는 10㎏들이 부대당 1천9백원인데 일반미 1말 값은 2천3백원으로 그 차이가 4백원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일반미를 선택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혼합곡의 질을 높이고 가격을 일반미와 경쟁이 될 수 있도록 조정하지 않는 한 서민들의 일반미 선호를 막을 길이 없으며 당국의 곡가정책도 이같은 실정을 감안, 추진돼야 실효를 거두게 될 것이다. <신성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