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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8월 18일 명동성당서 한반도 평화 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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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해 기도를 한다. 그 기도의 제목은 ‘평화’다. 아시아청년대회에서 만나는 젊은이, 시복식에서 만나는 124위의 순교자, 그리고 남북 분단의 가슴 아픈 현실을 향해서 교황은 평화의 기도를 올린다. 교황 방한은 25년 만이고, 이번이 세 번째다. 요한 바오로 2세는 1984년 첫 방한했다.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103위에 대한 성인 시성식을 할 때는 100만 명의 신자가 모였다. 당시 바오로 2세는 제단을 떠나며 틈틈이 배운 한국말로 “한국에 있고 싶다” “감사합니다” “정말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89년 다시 한국을 찾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파격적이다. 그는 전통과 격식을 종종 내려놓는다. 이번 방한에서 교황이 보여줄 파격과 검소함, 영성의 메시지에 대해 세계 언론이 주목하는 이유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4일 청와대를 방문,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다. 16일에는 충북 음성의 꽃동네를 방문할 예정이다. 아시아청년대회의 폐막 미사(17일)를 주례하는 등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해 아시아 청년들을 만나고 격려한다. 특히 성 김대건 신부의 생가터인 솔뫼성지(15일)와 많은 순교자들의 피가 서려 있는 해미성지도 방문한다. 아시아청년대회를 주최한 대전교구민을 격려하기 위해 광복절인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주례하고,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에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미사를 집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발표한다.

 천주교에선 성인이 죽은 날을 축일로 정한다. 지상에선 죽은 날이지만 천상에서는 다시 태어난 날이기 때문이다. 교황의 방한 일정에 성모 승천 대축일이 끼어있어 시복식이 이날 열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국경일인 광복절과 겹치는 등의 이유로 이튿날인 16일로 늦추어졌다. 시복식 장소는 막바지 조율 중이다.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한이 한국 사회와 교회에 큰 희망과 기쁨이 된다”고 환영 메시지를 전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지난 추기경 서임 때 교황 성하께서 한국을 정말 사랑하신다는 말씀을 직접 전해주신 것에 이어 실제로 우리나라를 방문하기로 결정하신 것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느낀다 ”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8월 방한은 본지가 1월 7일자 1면에 특종 보도했다. 그때만 해도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1월 말에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이 “교황의 방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때부터 외신들도 ‘교황 방한’을 주요 뉴스로 다루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지 보도 2개월 만에 교황청에서 로마 시각 10일 낮 12시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8월 방한’을 공식 발표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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