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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김몽은<서울명동성당 주임 신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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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육체적인 힘이 쎈 사람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 확고한 신념이 선 사람이다.
인간은 육체적으로는 제한을 받고 있으며 연령적으로도 한계가 있지만 신념이라는 것은 죽는 날까지 변함없는 힘과 생명력을 분출시키는 무서운 힘인 것이다.
복음에서 가장 강하게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바로 이러한 신념에 찬 「확신의 힘」 이라는 것이다.
즉 예수님도 수제자인 「베드로」가 자신의 신앙을 서슴없이 고백하는 그 힘에 압도되지 않을 수 없었다.
예수께서는 모든 「바리새」인들과 그 밖의 군중들을 피해서 「가이리」 지방으로 가셨을 때 제자들만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누구라 하던가를 물은 일이 있었다.
『사람의 아들(예수는 자신을 그렇게 불렀다)을 누구라 합니까?』
이 물음에 대해서 제자들은 자기들이 들은 바를 솔직이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이라 하고, 어떤 사람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에레미야」나 예언자중의 한 분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읍니다.】
그러자 이어 예수께서는 제자들은 자신을 누구라 생각하는가를 물으셨다.
모든 제자들은 잠시동안 침묵했다. 무어라 대답해야 할지 망설여졌기 때문이다. 스승이 행하는 모든 것들이 인간의 것과는 다르지만, 감히 아직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까지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설령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지라도 그것을 입밖에 낼 수 있을 정도로까지는 확고한 신념이 서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때 「베드로」가 나서서 단연히 확신에 찬 고백을 했다.
「선생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예수는 「베드로」의 그 확신에 찬 굳은 믿음을 보고 『「요나」의 아들 「시몬」이여, 당신에게 그것을 알려주신 분은 인간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 당신은 행복합니다. 잘 들으시오. 당신은 「베드로」(반석) 입니다. 나는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데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복음서 전체에서 「교회」라는 말이 이 귀절에서 최초로 나온다. 교회는 이와 같이 그 시초부터 하나의 조직으로써 하나의 왕국을 건설하는 도구요, 하늘나라를 만인에게 보여주는 표식로서 임했던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그리스도」에 의해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세워진 것이므로 이 교회는 어떠한 역경이나 박해를 당하는 일이 있을지라도 항상 의연하게 인류구원의 도구로서 남아있을 것이다. 또 교회는 이 지구상에 인류가 존속하고 그들이 구원을 받을 때까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계속 「그리스도」의 지상적 표현으로 따스한 손길을 인간에게 펴줄 것이다.
그리고 인간 누구나가, 예수님을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이요 그리스도」라고 확신하기만 한다면, 그도 역시 「죽음의 힘도 누르지 못하는 확고한 반석(베드로)처럼 된다는 것을 복윽은 전해주고 있다.
누구든 굳은 신앙으로 확고한 신념에 사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믿음의 힘의 위대함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기에 어떠한 박해가 와도 조금의 동요도 없이 신앙을 배반하고 사느니 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순교의 길을 택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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