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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도개발 5개년 계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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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상수도는 어느나라에서나 도시의 발달에 따라 급격하게 늘어난 생활용수의 수급을 해결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시설이다.
인구가 많지 않을 때는 주로 우물물이나 천연유수를 길어 생활했으나 도시가 생겨나고 인구밀도가 증대됨에 따라 우물물만으로는 부족할 뿐 아니라 하수나 오수·폐수의 배출로 인해 지하수가 오염되어 수량·수질 양면에서 도시생활을 크게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상수도 시설만은 꼭 갖추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구한말인 1906년4월에 도지부에 수도국이 설치됐으며, 한강을 수원으로 하고 노량진 철교 상류 약1천3백m에 취수장을 만들었었다.
이것이 서울과 가장 관계 깊은 인천수도인데 장래 인구 7만명에 대해 하루 28만입방ℓ를 송수할 수 있는 량을 표준으로 했던 것이다.
그후 서울의 도시인구는 계속 늘어났고 이에 따라 상수도 시설도 확장돼 작년의 구의수원지의 30만t 증산시설의 준공과 금년의 영등포 수원지·노량진 수원지 확장으로 인한 10만t 증산공사가 완공되면 서울시의 수도물 시설 용량은 1일 2백17만t, 급수보급율은 90·2%, 1인당급수량은 1일 3백58ℓ나 된다.
그러나 급수시설인 송·배수관의 정비, 개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7백만 서울시민은 충분한 물을 쓰고 있지 못할뿐 아니라, 조금만 가뭄이 들어도 고지대·변두리 주민들은 심한 식수난을 겪기가 일쑤며 여타 중소도시의 경우는, 더욱 심한 형편이다.
그러므로 이번 건설부가 내년부터81년까지 내외자 약5백50억원을 들여 한강·금강·영산강·낙동강 기타 수계등 전국 5개 수계별로 광역상수도 개발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은 하나의 낭보임에 틀림없다. 이 계획은 5개 수계에 19개 대형 취수장을 건설, 인구 2만∼40만명의 수계 연변 1백89개 중소도시 주민들에게도 상수도의 혜택을 주려는 것으로, 시설총용량이 1백20만t이라는 방대한 것이다.
이 건설공사가 완성되면 전국의 급수보급율은 약 73%로 된다 하니 큰 기대를 걸만도 하다. 다만 이 계획과 관련하여 고려돼야 할 몇 가지 문제들을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다목적 「댐」 건설로 균형된 물수급을 위한 수자원 개발을 함께 촉진하여 수자원의 고도이용 등을 종합적으로 도모하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연강우량은 1천1백40억t이나 되나 실제로 우리가 생활용수·농업용수·공업용수로 이용하는 것은 7·8%에 불과한 89·2억t이다.
땅속으로 스며들거나 증발하는 5백10억t은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홍수때와 평상시에 바다로 흘러 보내는 4백40억t만 제대로 활용한다면 현지보다 6배나 풍부하게 물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바로 이를 말해 준다 하겠다.
둘째는 상수도 수원인 하천오염을 방지하는 일이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하수도 시설의 부족, 분뇨처리의 미흡, 공장폐수 등으로 한강 등 하천수질 급격하게 혼탁 되고 있음은 여러 번 경고된바 있다. 수질악화는 수량부족 못지 않게 수자원의 가치저하와 수역의 환경파괴라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이니 『죽음의 한강』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서도 시급한 조치가 강구돼야 하겠다.
세째는 질·배수관 시설의 신설과 개량이라 하겠다. 낡은 송·배수부 시설로 말미암은 파열·누수로 인한 물의 허비를 막아야 하는데 서울의 경우 노후관이 50%, 누수율이 30% 이상이라 하니 이의 개량이 시급한 일이다.
끝으로 모든 사람들이 다량의 물을 쓰게 될 여름일수록 물을 아껴 쓰는 공덕심을 발휘해야 하겠다. 이렇게 함으로써만 우리는 부족한 상수도 문제의 해결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기다릴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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