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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심각한 어린이 부족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미국을 어린이 천국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어린이들이 그 만큼 우대받고 미국의 어른들은 어린이들의 「행복」을 보장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는 「오해」에서 유래하는 주장 같다.
「아파트」의 열쇠를 목에다 걸고 「아파트」의 계단에서 퇴근하는 부모를 기다리는 어린이의 모습이 동양 사람의 눈에는 천국의 주인공 같이는 보이지 않는다. 핵가족을 이루고 사는 평균적인 미국인 부모들은 주말중의 하루, 어린이를 「맥도널드·햄버거」집 아니면 「겐터키」통닭집에 데리고 가는 것으로 1주일 동안 저축해 둔 사랑을 베푼다.
그리고 미국의 어린이들은 부모들의 그런 틀에 박힌 사랑에 익숙하여 동양의 어린이들 처럼 「좀더 사랑을…」이라는 의미의 떼를 쓰지 않는다.
요즘 미국에서 차차 늘어나고 그래서 신문에서 누누이 사회문제로 지적하고, 그러다가 급기야는 의회가 진상조사에 나선 신생아 인신매매라는 것도 어른들의 욕구충족을 위해 유린되는 어린이 인원의 좋은 사례이고 그것은 천국의 「어린이천국」이론을 뒤집는 반증의 하나가 된다.
피임약의 사용과 인공유산의 증가는 미국에 어린이 감소의 현상을 가져 왔다. 거기다 미혼모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5년전까지만 해도 아기를 버리려 하는 미혼모가 80%이던 것이 지금은 20%로 뚝 떨어져셔 아기부족 상태는 한층 심각하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양자회 같은데를 거쳐서 아기를 입양하려면 평균5∼7년 기다려야 차례가 온다. 수요와 공급의 경제원칙에 따라서 「아기암시장」이 등장한 것은 이런 미국적인 사정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아기암시장의 중심지는 입양에 관한 법률이 가장 허술한 「캘리포니아」주와 「플로리다」주로 되어 있다.
아기매매는 아직은 1년에 5천건 가량으로 추산되지만 수요가 계속 증가, 앞으로 더욱 급증할 추세다. 아기 하나에 양부모가 지불하는 값은 1만「달러」에서 2만5천「달러」. 건강한 백인어린이면 경쟁이 치열해진다. 「월터·몬데일」상원의원(민·「미네소타」주)을 위원장으로 하는 상원아동·청소년문제소위원회가 최근가진 청문회에서 증언한「플로리다」주의 사생아 입양알선업자 「로버트·번즈」변호사는 자기의 경우에는 양부모로부터「법적수수료」라는 명목으로 대개 7천5백「달러」에서 1만「달러」를 받는다고 말했다.
거기서 출산비를 지출한 나머지가 자기 차지다.
사생아 암시장의 중개인들은 미국 전역의 임신한 미혼모, 그들의 부모, 그리고 의사한테서 정보를 입수하여 출산직전에 임산부를 「갤리포니아」나 「플로리다」주의 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입원시킨다.
그리고는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은 태아를「입도선매」한다.
「몬데일」소위는 변호사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서 신생아의 행복위주가 아니라 가격 위주로 양부모를 결정하고 생모의 권리를 일체 무시한다는데 문제의 초점을 두고 양부모될 가정의 배경의 철저한 조사, 변호료의 적정선유지, 생모의 권리보장을 골자로하는 입법을 준비중이다.
그러나 탈세의 경우처럼 변호사가 저지르는 지능적인 「화이트·칼러」 비행은 입법으로도 다스리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고 보면 아기암시장 역시 새로운 입법보다는 수급의 경제원칙에 따라 계속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김영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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