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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고 무리한 강행군(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춘계실업축구연맹전은 지난4윌3일 금융단 12개, 군·실업 7개 등 모두 19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장장 45일동안 1백71게임을 마쳐 한국초유의 마라톤·레이스를 기록했다. 이 리그는 실업연맹 창설이래 처음 시도된 것이며 앞으로 있을 1, 2부 리그제 활용 등에 이 풀·리그의 순위가 적용될 것이라는 이유로 약 3개월간에 걸쳐서 서울의 효창·서울·상은구장·인천구장을 전전하며 마치 여름철의 길고 지리한 장마철 같은 인상속에 거행된 것이다. 그러나 각 팀 선수들이 48시간 이상을 충분히 휴식함으로써 축구의 기술상 아무하자가 없었다는 이 풀·리그가 과연 한국축구계의 실정에 맞았나 하는 점을 분석하면 『너무 무리했다』는 것이 사실이다.
영국의 경우 1급 프로·리그는 22개 팀이 홈·앤드·어웨이 방식에 따라 풀·리그로 거행되고있음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 리그를 1년의 시즌을 통틀어서 여유있게 하는 것이며 그만한 관중동원과 풍부한 선수층의 확보 속에 1주일에 1게임씩 하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아마추어인 한국축구의 리그전은 구장이 없고 선수의 절대수가 없는 가운데 강행된 것이다.
산은·상은이 16명, 해군·외은·자보·주택은·한일은 등이 기껏해야 17, 18명의 선수들로 18게임을 치르는 이 풀·리그에 참가했다.
단 5게임을 치르는 아시아의 국제경기에도 선수 엔트리는 최소한 17명이며 월드·컵은 22명이다.
팀마다 선수의 절대량이 모자라는 데다 1주일에 3게임씩을 치러야만했던 실정이었으니 무리는 보통이 아니었다.
그 위에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계속됐으며 팬들의 외면속에 일부 저질심판의 오판에다 폭력에 자책할 줄 모르는 선수와 코치로 『구장에서의 난투극』은 다반사처럼 일어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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