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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수출동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5월에 들어서도 수출의 유형은 크게 달라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일부 경공업제품의 수출 신용장내도가 상당히 늘어나고 있을 뿐 전체수출은 여전히 전년수준에 못 미치는 부진을 겪고 있다 한다.
25일의 수출진흥 확대회의에 보고된 자료로는 올해 목표의 29%라는 낮은 실적이라 하니 여간한 노력이나 획기적인 여건변화가 없는 한 수출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수출구조로 볼 때 농수산 품을 비롯한 1차 산품에 비해 공산품 특히 중화학제품의 수출이 상대적으로 훨씬 처지고 있어 경기침체의 심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중화학공업 제품은 공업화의 진전과 함께 점차 수출구조상의 비중이 커지고 있고, 올해에도 총 수출의 40%를 이를 제품에 의존하려 하고 있어 그 타격이 매우 클 것이다. 경제구조에서 차지하는 이 부문의 중요성이나 생산의 우회도·고용효과 등에 비추어 중화학공업의 수출부진은 전체 경제에 적지 않은 주름살을 미칠 것으로 짐작된다.
수출신용장 내도 상황으로 보아도 이 부문의 수출증가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것 같다. 5월까지 누계가 3억7천만「달러」에 불과하여 전년동기에 비해 65%밖에 안 된다는 사실은 이런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한다.
중화학제품은 특히 세계경기와의 관련성이 높아 전반적인 국제경제의 회복이 선행되지 않는 한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 하겠다.
그러나 일부의 희망적인 견해와는 대조적으로, 아직도 세계각국의 경기현황은 명백한 회복기미를 나타내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역별 수출실적을 보아도 총 수출의 6할을 기대하고 있는 일본·미국에서 특히 부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들 나라의 경기회복이 우리가 기대하는 것만큼 빠른 시일 안에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구체적인 지표변화에서도 이들 나라의 경기가 크게 호전될 기미는 없는 것 같다.
산업생산 만해도 미국은 여전히 작년 10월 이래의 감소추세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물가등귀추세도 연초의 일시적인 소강에서 벗어나 4월에는 다시 반등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의 여러 경기자극 정책에 힘입어 생산은 최악의 바닥을 겨우 벗어난 듯 하나 물가압력이 만만치 않음으로써 매우 신중하고 소극적인 자세를 당분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하반기의 수출은 경기관련도가 비교적 낮은 노동집약적 경공업 제품이나 1차 산품 중심으로 비중을 옮겨 집중적으로 촉진 책을 펴는 것도 유효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수출부진품목, 특히 중화학제품에 대한 국산원자재「로컬」공급가격을 내려 주거나 관세·공공요금 면에서의 지원을 계속하는 것도 이들 업체의 채산성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겠지만, 업계가 바라고 있는 내수판매가 인상은 신중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국내물가 파급과의 관련이나 국내소비자에의 부담전가라는 의미에서 반드시 바람직한 방향이 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업체별 수출 의무 량을 할당하는 것도 너무 기계적으로 운영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이 더 커질 우려도 없지 않을 것이므로 행정적인 독려라는 차원에서 신축성 있게 운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수출여건이 어느 때보다도 어려워진 점을 생각해서 업계에서도 고식적인 이윤율의 개념을 다소 수정하더라도 시장개척에 더욱 힘써야 함은 물론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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