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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순탄한 항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한호(야성호)선상=이양특파원】삼한해로 학술답사를 위해 장도에 오른 고대목선 한호는 출항 4시간만인 20일 하오6시 제1기항지인 경기도 옹진군 영전도에 도착, 첫 밤을 보내고 21일 상오5시15분 이 섬을 떠나 상오9시 10마일 떨어진 풍도에 도착했다.
한호는 풍도에서 5시간에 걸친 답사를 마치고 하오2시에 출항, 하오6시 충남 당진군 난지도에 도착, 또 하룻밤을 묵는다.
풍도 해상의 날씨는 약간 흐리지만 바람과 파도는 잔잔하며 대원들의 건강도 양호한 편. 한호는 출항첫날인 20일에는 도중에서 모선 송림호의 예인을 받았으나 21일 상오 영흥도∼풍도 사이는 노만 저어 항해했다.
한편 20일 출항에 앞서 인천항 선착장에서는 돼지머리와 시루떡을 차려놓은 고대의식의 제단에서 출항제가 화려하게 열렸다.
하오1시10분부터 열린 출항제에는 제주인 정규남 인천시장·중앙일보 김승한 이사·김정기 문화재연구소장, 일본측 단장 각천춘수씨, 호송담당인 신영춘 옹진군수 등 6명이 법주잔을 올리고 분향 재배, 단원들의 행운과 뱃길의 무사함을 빌었다.
이어 하오2시 해신에게 출항을 알리는 기적소리가 『뚜우』『뚜우』하고 6번 울리자 목선에탄 노꾼10명이 일제히 『어영차』『어영차』하며 노를 젓기 시작, 21명을 태운 한호는 인천항에 정박중이던 대형선박사이를 헤치며 때마침 불어오는 동남풍을 업고 잔잔한 바다 위를 나뭇잎처럼 미끄러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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