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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가스 공해로 상처 입은 전화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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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화선도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화학공장에서 뿜어 대는 각종 유독 화학「가스」가 공중에 가설된 전화선과 「케이블」을 부식해 공장지대에서 자주 일어나는 전화고장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5일 체신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말 현재 전국에서 전화 고장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부산체신청 관내의 7.29%(전국 평균 고장율 5.1%)로 이 가운데서도 공장지대인 사상전화국이 14.84%로 가장 높고 울산전화국이 6.75%로 다른 지역에 비해 고장이 잦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전화선의 납으로 된 부분과 심지어 동선까지도 잇달아 내뿜는 유독「가스」에 녹아 소통 장해를 일으키거나 선이 끊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공장지대에서 전화선이나 「케이블」에 가장 해를 많이 끼치는 「가스」는 유황·아황산·「메탄」·도시「가스」등 유독성 기체.
공장지대 대기 중에 다량 포함된 이들「가스」는 전화선의 피복과 「케이블」을 싸고 있는 납(연피)을 녹여 물이 스며들게 하고 이 때문에 전화선이 새까맣게 녹이 슬어 가늘어지다가 끊어지기까지 한다는 것.
체신부에 따르면 재해에 가장 강한 전화선의「플라스틱」피복도 이들 유독「가스」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 이음 부분이 녹아 통화상태가 나빠지는 등 고장을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화선의 평균 수명은 20∼30년으로 잡고 있으나 울산 등의 경우는 공단 안의 공해와 고압전선의 영향을 받아 4∼5년쯤만 지나도 피복이 벗겨져 노후 열화 현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체신부는 이같은 공해에 대비, 올해부터 시설보수에 집중 투자하기로 하는 한편 연피 전화선을 공해에 강한 「폴리에틸렌」피선으로 단계적으로 바꾸기로 했다.
이밖에 공단지역에서는 전화선의 인입선(전주에서 주택까지의 전화선)도 평균 15m를 줄이기로 했다.
인입선의 길이는 평균 67m일 때가 통화상태가 가장 좋으나 사상전화국의 경우 평균 1백20m로 공해의 영향을 더 심하게 받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울산】5일 울산전신전화국에 따르면 중화학공장이 밀집한 울산관내 여천·매암·부곡·삼산·야음·장생포 지구 안에 공중 가설된 연피선이 공장에서 내뿜는 아황산「가스」등 각종 유독「가스」와 분진에 부식되어 공해가 없는 다른 지역보다 고장율이 높아 월 평균 6%의 고장율을 나타내고 있다. 울산전신전화국은 지난 3월 연피선 대신 공해에 강한「폴리에틸렌」전화선 5천m를 갈아 끼웠고 나머지 전화선도 올해 안으로 대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부산】부산체신청 관내 14개 자동식 전화국의 고장율은 올 들어 4월 현재 사상공업단지가 있는 사상전화국의 고장율이 가장 높았고 관광지인 동래온천장이 있는 동래전화국이 11.22%, 자유수출지역과 대규모 공장이 들어서고 있는 마산전화국이 8.11%등의 순으로 높은 고장율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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