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화「사이공」서 14일…탈출 월 난민 가족 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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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사이공」시가 「베트콩」에 함락된 뒤에도 14일 동안 「사이공」에 머무르면서 「베트콩」정권치하의 「사이공」상황을 생생하게 목격한 월남인이 어선으로 월남을 탈출, 「싱가포르」를 거쳐 지난 26일 부산 난민수용소에 왔다.
필사의 탈출을 해온 주인공은 「뉴엔·트롱·니」씨(46). 「뉴엔」씨는 수용소에서 지난 13일 LST난민수송선편에 먼저 피난 온 부인「뉴엔·티·투에트」씨(41) 등 가족 5명과 감격적인 재회를 했다. 「뉴엔」씨는 가족들을 먼저 한국으로 피난시킨 뒤 지난 4월 29일 「사이공」을 탈출하려다 「헬리콥터」를 놓쳐 「사이공」에 남게됐다는 것.
「뉴엔」씨는 4월 30일 「베트콩」이 「사이공」에 입성하자 「탄손누트」공항 근처「원휭덕」구 자기 집에 은신해 있다가 지난 13일 하오 11시쯤 「붕타우」시 교외 어느 어촌에서 남지나 해로 고기잡이 나갈 어선을 타고 탈출했다.
「뉴엔」씨는 5월 2일부터 탈출을 궁리, 「사이공」과 「붕타우」간을 하루 2왕복하면서 탈출방법과 탈출「팀」을 조직했다.
「뉴엔」씨와 탈출을 주동한 사람은 전 월남 하원의원 이었다.
「뉴엔」씨는 연락 책을 맡아 탈출용 어선물색에 나서 5월 10일 남지나 해로 고기잡이 나가는 어선을 찾아내는데 성공, 선주에게 상당한 금액을 주고 승선계약을 맺었는데 탈출약속시간은 13일 하오 11시였다.
휘영청 밝은 달빛 속에 「뉴엔」씨 등 탈출 「팀」 4가구는 모두「보트」를 타고 해안을 빠져 나와 어촌 4「마일」밖 해상에 대기한 어선에 무사히 올랐을 때 『이젠 살았구나 싶었다』고-. 「뉴엔」씨 일행은 나흘간의 조심스런 항해 끝에 17일「싱가포르」에 도착, 헤어졌는데 「뉴엔」씨는 한국대사관으로부터 「비자」를 얻어 지난 23일 비행기편으로 서울로 왔다.
「뉴엔」씨는 「베트콩」치하의 「사이공」에 있는 동안 절도범 2명이 거리에서 공개 처형되는 것을 목격했으며 「칸토」시 부근에선 전월남군 제4군단 일부 장병들이 항복을 거부, 계속 싸우고있었다고 했다.
또 「카우다이」와 「화하」에서는 불교도들이 「레지스탕스」를 하고 있었으며 「베트콩」은 아직까지 무기를 가진 전 월남군인들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면서 「베트콩」이 재편작업을 끝내면 본격적인 숙청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엔」씨는 아직도 많은 월남인들이 곳곳에서 탈출을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필사의 탈출 끝에 부산수용소에 도착, 부인과 극적 해후를 한 「뉴엔트롱 니」씨.【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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