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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쏜 방사포, 중국 여객기 맞힐 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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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근 네 차례에 걸쳐 스커드 미사일과 방사포를 발사했던 북한이 5일 입장을 내놓았다. 북한 인민군 전략군 대변인 명의의 담화였다. 제목은 ‘미국은 남을 함부로 걸고 드는 못된 악습을 버려야 한다’. 북한은 담화에서 “미국은 우리(북)의 로케트 발사 때문에 큰 피해라도 본 듯 아부재기(엄살)를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사일 발사 등은) 정상적인 계획에 따른 훈련으로 도발이 아닌 자위적 행동이었다”고 강조했다. “ 가장 안전하게 비행해 정해진 목표수역에 정확히 도달함으로써 일찍이 있어 본 적이 없는 최상 수준의 명중확률을 과시했다. 비행궤도와 목표수역에 대한 사전안전대책까지 빈틈없이 세운 데 기초해 진행됐다”는 자랑도 했다.

 하지만 북한은 대형 사고를 낼 뻔했다. 4일 300㎜ 신형 대구경 방사포 발사 당시 중국 국적의 민간항공기가 발사된 포탄 인근을 비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오후 4시17분 북한이 방사포를 발사한 직후인 4시24분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중국 선양(瀋陽)으로 향하던 중국 남방항공 CZ628 민항기가 방사포탄의 비행궤적을 통과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북한이 방사포를 발사한 시각에 항공기는 80여㎞ 떨어진 곳에서 포탄 이동향방으로 비행하고 있었다(그래픽 참조). 항공기는 10㎞ 고도로 비행했고, 포탄은 39㎞의 고도였으며, 포탄이 날아간 뒤 항공기가 지나갔지만 시험발사의 성격을 고려하면 위험한 순간이었다.

 통상 영해(영공) 밖으로 미사일이나 로켓을 발사할 경우 비행 궤적 인근과 탄착 예상 지점에 항공기와 어선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해상교통 문자방송인 나브텍스(NAVTEX)에 항행금지구역을 통보한다. 북한도 2012년 장거리 로켓 발사 당시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통보 없이 발사했다. 항공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226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북한 인민군 대변인의 담화도 중국을 의식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 이산가족 접촉 북에 제안=정부는 이날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을 12일 열자고 북한에 제안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회담이 열리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포함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방안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포탄, 비행기 지나기 직전 궤적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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