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 끝내고 「따이한」서 첫 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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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금창태·연국희 기자】쌍룡호에 구조되어 23일 하오 5시15분 부산항에 입항한 월남난민 2백15명은 부산시 서구 서대신동 구 부산여고 난민수용소에서 첫 밤을 보내고 24일 먼저 도착했던 동포들의 안내를 받으며 「따이한」에서 새 생활을 시작했다.
난민임시구호본부는 쌍룡호 난민들이 수용소에 도착하자마자 자주색 「트레이닝」을 입혀 앞서 도착한 난민들과 격리 수용했으나 난민들은 수용소 운동장으로 몰려나와 월남에서 헤어졌던 친척을 극적으로 만나기도 했고 수용소에서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편 20여일 동안의 해상방황 끝에 난민들을 무사히 부산까지 싣고 왔던 박명석 선장 등 쌍룡호 선원 28명도 23일 밤 가족들을 만나 하룻밤을 보낸 뒤 3박4일의 특별휴가를 얻어 24일 상오 10시 인천을 향해 떠났다.
난민대표 「사레·킴」씨는 23일 하오 쌍룡호가 부두에 닿자 휴대용「마이크」를 들고 갑판으로 나와 배에 오른 삼양선박사장 김진기씨와 자신들을 실어다준 쌍룡호 선원들에게 고마운 뜻을 전하는 선상「스피치」를 하기도 했다.
이번에 도착한 난민들 가운데는 귀금속 등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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