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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오기의 K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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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 6K.

삼진을 뜻하는 영문 이니셜 'K'는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에게는 상징적인 문자다. '닥터 K'의 기준으로 통하는 '이닝당 탈삼진 한개'는 박찬호의 컨디션을 진단하는 척도다.

박찬호가 23일(한국시간) 애너하임 에인절스를 상대로 기록한 5이닝 6K는 그래서 의미가 크다. 22일 벅 쇼월터 감독으로부터 정규시즌 두번째 경기 선발 등판을 통보받은 박찬호는 시범경기 네번째 등판만에 처음으로 이닝당 탈삼진 한개의 기준을 넘겼다. 자신의 컨디션이 정상 궤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박찬호의 구위는 그가 약속했던 대로 조금씩 나아졌다. 하체에 힘이 붙으면서 직구의 볼끝에 힘이 붙었고 스피드도 살아났다. 박찬호는 5이닝 동안 23타자를 맞아 탈삼진 6개와 볼넷 2개를 포함해 5안타.1실점으로 막았고, 팀은 4대3으로 이겨 승리투수가 됐다. 2회초 1사 후 왼손타자 브래드 풀머에게 볼카운트 1-0에서 몸쪽 직구를 던지다 내준 홈런이 '옥에 티'였다.

에인절스의 팀 새먼.개럿 앤더슨.트로이 글라우스(월드시리즈 MVP)의 클린업 트리오는 박찬호를 상대로 삼진 5개를 당하며 8타수 1안타를 기록, 위력적인 구위를 피부로 느끼게 해줬다.

박찬호는 이날 75개의 공을 던져 52개의 스트라이크를 기록, 제구력이 부쩍 좋아졌다. 한때 21.21로 치솟았던 방어율도 8.16으로 낮아졌다.

28일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마지막 시범경기 선발 등판에 나서는 박찬호는 개막전 선발에서 밀린데 대해 "개막전에 나가는 투수가 꼭 최고 실력의 투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차분히 첫 등판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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