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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 포스트, 이슈 다룰 땐 가차없이 끝을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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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뉴욕타임스도 무시 못하는 온라인 매체 허핑턴 포스트를 설립한 아리아나 허핑턴. 신간 『제3의 성공』 홍보차 한국을 찾았다. [사진 김영사]

한 달 방문자 5820만 명(미국 기준), 한 달 댓글 900만 건, 참여 블로거 5만 명…. 미국 최대의 온라인 매체인 허핑턴 포스트의 현주소다(2013년 10월 기준). 2005년 설립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눈부신 성장을 했다. 버락 오바마·마돈나 등 세계적인 명사의 블로그 글은 물론 기존 매체들의 밋밋한 기사를 읽히도록 가공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전 세계 언론 지형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이 매체의 창업자이자 허핑턴 포스트 미디어그룹 회장인 그리스계 미국인 아리아나 허핑턴(64)이 한국을 찾았다. 자신의 신간인 『제3의 성공』(김영사)을 홍보하고, 28일부터 뉴스 서비스를 시작하는 ‘허핑턴포스트코리아’의 출범식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이제는 진정한 성공이 무엇인지 재정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자신의 책이 성공 비결을 전하는 자기계발서는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면서도 “성공을 재정의하는 데 한국만큼 적합한 나라도 없다”고 했다. 치열한 경쟁에서 오는 각종 부작용과 이를 치유할 불교·유교 등 철학적 전통을 함께 갖추고 있어서다.

 -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2007년 4월 과로로 인해 정신을 잃고 쓰러지면서 책상에 머리를 부딪쳤다. 광대뼈가 부서졌다.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하는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되면 뭐 하나, 내 건강과 웰빙이 위협받는다면 그걸 과연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돈과 권력이라는, 기존의 성공 기준 말고 세 번째 성공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 세 번째 기준이란.

 “웰빙과 지혜, 경이로움과 베풂이라는 네 개의 기둥이다. 대부분의 직장은 종사자들의 ‘능력 소진’ 위에서 굴러간다. 과도한 스트레스가 치매의 원인이 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그래서 웰빙이 중요하다. 지혜는 자신의 내면을 깊숙이 살필 때 얻을 수 있다. 경이로움은 놀라는 능력이랄까, 삶에 경이로움을 느끼자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베풂은 거창한 게 아니다. 작은 이웃 사랑도 베풂이다.”

 그는 나이보다 젊어 보였다. “성공에 대한 생각이 바뀐 후 한층 활기차게 산다”며 “책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충분히 조사해 소개했다”고 말했다.

 - 허핑턴 포스트가 한국에서도 성공할 까.

 “우리는 하이브리드 매체다. 뉴스를 생산하는 매체이면서 누구나 자신의 글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다. 한 엄마가 딸에게 ‘Hurry up(서둘러라)’이라는 두 단어를 가장 많이 쓴다는 점을 깨닫고 이를 뉘우치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는데 이를 우리가 소개했더니 600만 명이 봤고, 100만 명이 ‘좋아요’를 클릭했다. 글쓴이에게나 우리에게나 ‘윈윈 게임’이다.”

 - 한국 뉴스 서비스의 방향은.

 “우리는 어떤 글이든 널리 읽힐 기회를 준다. 다만 어떤 이슈를 다룰 때는 ‘가차 없이(relentlessly)’ 다룬다. 끝을 본다. 특정 이슈에 우리가 열정적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청년 실업 문제, 동물 권리 보호 등을 다룰 예정이다.”

 허핑턴은 1986년 마이클 허핑턴 미국 상원의원과 결혼해 지금의 성을 얻었다. 2003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인생의 목표를 묻자 “지금 눈 앞에 놓인 향기로운 꽃 한 송이, 인생의 귀중한 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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