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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초라한 OPEC 사무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오스트리아」의 수도「빈」에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사무국이고 막강한 영향력에 비해 초라하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고풍 창연한 교회들이 즐비한「빈」중심 가에 자리잡은 이 사무국은 현대식 7층「빌딩」의 2, 3층에 세 들어 있는데 같은 건물 안에「캐나다」대사관·「텍사코」·일본 상사들이 함께 있다.
얼핏보더라도 세계경제를 좌우하는「파워·센터」치고는 초라하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회의가 그칠 새 없고 세계 각국의 보도진들이 항상 득실거리며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게다가 이곳에서 열리는 가맹국 각료회의는 으레 극비리에 개최되기가 일쑤여서 기자실이 없는 것은 물론 전화한 통 마음놓고 쓰기 힘든 기자들은 각국대표들이 투숙하고 있는「호텔·로비」 에 진을 치고 앉아 각개 격파 식 취재활동을 한다.
기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상대는「암즈·칼」「이란」내상 그가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 기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를 에워싼다. 유창한 영어와「프랑스」어를 구사하는 그의「브리핑」은 단연 일품. 다만 지나치게「이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흠이다.
「오스트리아」당국은 OPEC사무국직원들에게 외교특권을 부여.「아랍」측의 호감을 사려고 애쓰고 있다. 석유위기 이래 OPEC사무국은 관광명소가 되어 관광「버스」들은「빈」시내관광「코스」에 꼭 이곳을 포함시켜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주가가 치솟자 OPEC사무국 측도 이왕이면「아랍」의 명예를 생각, 주변 경치가 수려한「다뉴브」강변에 커다란 OPEC「빌딩」을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건축경비의 분담문제를 놓고 가입 국끼리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데 가입 국들이 어찌나 인색한지 석유부국은「졸부」들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사무국에는 약 50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데 절반은 가입 국들로부터 선발되어 온 1급「엘리트」들이고 나머지 절반은 현지 채용인원이다. 가입 국들로부터 차출되어 온 직원들은 각기 자기나라의 인재중의 인재들로서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는 사람들. 모두들「프라이드」가 대단하다. <외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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