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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군단 성남 "3연패G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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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청년이 된 2003 K-리그가 23일 9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해는 팀 수가 12개로 늘었고, 트레이드도 활발했기 때문에 어느 해보다 변수가 많다. 각 팀의 전력을 다섯 개의 주제로 나눠 살펴본다.

▶이적 선수-성남·부산

'한국의 레알 마드리드'를 꿈꾸는 성남 일화는 무려 60억원을 쏟아부어 김도훈·윤정환·이기형·데니스·싸빅 등 스타급 선수들을 싹쓸이했다. 2001, 2002 시즌을 석권한 성남의 전력에 이들이 합세했으니 3연패는 떼놓은 당상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거물들이 모이다 보면 조직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주전급의 나이가 많다는 것도 지난해보다 17경기 늘어난 44경기를 치러야 하는 올해 레이스에서 부담스러운 점이다.

이안 포터필드 감독이 이끄는 부산 아이콘스는 '부평고-고려대' 동문인 노정윤·곽경근·이임생을 끌어들였다. 모두 수비·미드필드·공격의 중추를 맡게 된다.

경험이 풍부한 이들이 포진한 부산은 기존의 들쭉날쭉한 전력이 한층 안정을 찾았다고 자평한다. 그러나 이들도 30줄에 접어든 노장들이라 체력이 어느 정도 받쳐줄지 의문이다.

▶선수층-전남·수원

전남 드래곤즈의 등록 선수는 45명으로 안양 LG(46명)에 이어 두 번째다. 장기 레이스를 '인해전술'로 밀어붙이겠다는 심산이다.

김태영-강철-마씨엘의 막강 수비진으로 단단히 빗장을 걸고, 김도근·비에라·임관식 등 풍부한 미드필더진을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김길식·김경일·김승현 등 숨어있는 자원들을 가용 전력으로 끌어내지 않으면 숫자는 그야말로 허상에 불과하다.

수원 삼성도 43명으로 만만찮은 선수층을 자랑한다.

그러나 수원의 자랑은 '양보다 질'에 있다. 조병국·김두현·조성환·손승준 등 20대 초반 영파워가 팀 전력의 핵심으로 성장했고, 박건하·서정원·최성용·가비 등 베테랑들도 든든히 뒤를 받치고 있다.

▶젊은 피-울산·안양

안양은 3~4년간 꾸준히 추진했던 '유망주 육성'이 자리를 잡은 올해를 정상 도전의 호기로 보고 있다. 20대 초반 선수들이 팀 핵심으로 자랐다.

수비의 박용호·김치곤, 미드필더 최원권·김동진, 공격수 최태욱·한정화 등이 그들이다. 여기에 대형 신인 정조국이 가세했다.

정조국은 "득점왕·신인왕·MVP 등 3관왕을 노리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노련한 게임 리더가 보이지 않는 게 마음에 걸린다. 플레이메이커 마에조노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지난 시즌 막판 파죽의 8연승으로 2위에 올랐던 울산 현대는 1~2학년을 마친 대학 유망주들을 끌어오는 전략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지난해 이천수·전재운이 팀에 큰 역할을 했다면 올해는 최성국·김정우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최근 국가대표로 발탁된 최성국은 뛰어난 개인기와 돌파력으로 공격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천수가 시즌 중반 유럽으로 진출할 경우 '유상철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환골탈태-포항·대전

포항 스틸러스는 팀의 얼굴이었던 홍명보·하석주·이동국에다 싸빅까지 내보내고 이적 선수로 그 자리를 채웠다. 지난해 베스트 멤버의 절반 이상이 바뀐 셈이다.

수비는 이민성, 중원은 김기동, 공격진은 우성용·이길용이 재도약을 이끈다. 박항서 전 월드컵대표팀 코치를 영입하는 등 코칭스태프의 물갈이도 폭이 컸다.

대전 시티즌은 지난해 정규리그 27경기에서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결국 이태호 감독이 사임하고 최윤겸 감독이 팀을 맡았다. 부천에서 믿음직한 중앙수비수 박철을 데려오고, 전남의 오른쪽 공격수 김종현도 영입했다.

미드필드를 거쳐가는 조직적인 플레이가 자리잡으면서 전력이 한층 탄탄해졌다. 다만 엷은 선수층 탓에 고질적으로 반복돼 온 '초반 돌풍-후반 몰락'의 악순환을 끊는 게 숙제다.

▶외국인 선수-전북·부천

전북 현대는 브라질 1부리그 플루미넨세의 골잡이 마그노를 영입, 지난해 K-리그 득점왕 에드밀손과 투톱을 맡겼다.

플레이메이커 페르난데스까지 공격 삼각편대를 브라질 선수로 채웠다. 그러나 국내 선수 위주의 미드필드진과의 조화가 숙제다. 측면 수비는 코치인 조성환이 다시 투입될 정도로 취약 지구다.

'짠돌이 구단'으로 유명한 부천 SK는 지난해 아프리카 말리 출신 다보를 싼값에 데려와 톡톡히 재미를 봤다. 올해도 이을용이 가 있는 터키 트라브존으로부터 흑인 선수 두 명을 부담없는 가격에 넘겨받았다.

제임스는 다보와 투톱을 형성하고, 패트릭은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는다. 특히 패트릭은 윤정환을 연상시키는 날카로운 패스 능력을 지녔다.

정영재·장혜수·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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