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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정에 애쓴 흔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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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예년에는 연말 연시「프로」로 선정된 영화가운데「히트」한 몇몇 영화가 구정까지 연장 상영되는 것이 상례였으나 금년의 구정극장가는『게터웨이』l편을 제외하곤 모두 새 영화가 선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연말 연시「프로」가 영화「팬」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증거로서, 그 때문인지 새로 등장한 구정영화는「프로」선정에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서울시내 10개 개봉극장의 경우 외화가 9편으로 압도적이고 국산영화는 단 1편뿐이다. 유일한 국산영화『영자의 전성시대』는 70년대 작가 조선작씨의 동명「베스트셀러」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이 시대에 소외된 삶의 측면(창녀 사회)을「리얼」하게 묘 파하고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성공이 예상되고 있다.
「게터웨이』는 흥행이 성공했기 때문이 아니라「프로」선정에 실패했기 때문에 연장 상영되는 영화.
9편의 외화 중「리바이벌」영화는 대작영화『벤허』1편뿐인데 우선 제작국가를 보면 종전의 미국영화 일변도에서 탈피, 2편의「홍콩」영화, 1편의 인도영화 1편의「프랑스」영화가 포함돼 있는 점이 특이하다. 특히 우리 나라에 처음 수입되는 인도영화『신상』은 우리 영화「팬」에게『과연 인도영화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게 되리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성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2편의「홍콩」영화『소녀』와『마로 여걸』은 모두 이소룡을 선전자료로 내세우고 있는 영화. 『소녀』에는 이소룡의 애인이었던 화제의 여우 정패가 출연하며『마로 여걸』은 이소령「스타일」의 무술영화로 여자가 이소룡 대신 종횡무진 치고 받는다.
「로저·무어」가 출연하는 007「시리즈」의 신작『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는 이미 1주일 전 개봉, 상당한 흥행기록을 세우고 있고『서머타임·리코』는 사뭇 긴박감을 주는「마피아」물로서「드릴」을 즐기는「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듯 하다. 출연배우의「네임·밸류」로 한목 단단히 보는 영화는「앤더니·퀸」「제임즈·메이슨」「마이믈·케인」이 열연하는『마르세이유 탈출』이다. 「제임즈·메이슨」은 이미 70에 가까운 고령이지만『심야의 탈주』등으로 너무도 기억에 생생한 명우. 이들 3인의 배우가 벌이는 숨막히는 추격전은 외화 가에 싱싱한 활기를 불어 넣어줄 것이다.
유일한「코미디」물『크레이지·보이』는 이 방면의 재주꾼「클로드·지디」가 감독, 현대감각의「코미디·그룹」「레·샤를로」가 주연한다. 「유럽」젊은이들의 우상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들「그룹」이 우리 젊은이들에게는 어떻게「어필」할는지 두고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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