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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뒤엎고 EEC·코메콘 교류 급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잘 나가다 비뚫어지기 시작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미·소 관계와는 달리 퍽 어러울 것으로 전망되던 구주공동체(EEC)와 동구경제상호원조회의(코메콘)간의 교류가 급진전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있다.
오는 2월4일 모스크바에서 공식회합을 갖기로한 양 경제 볼록은 지난 72년까지만 해도 적대관계에 있었다. 지난 46년 소련을 맹주로 업고 발족한 코메콘은 그동안 EEC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경제판으로 간주, 교역을 피해왔으나 해빙이 유행처럼 번지던 72년부터 교역량을 확대, 73년엔 1백60억달러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이같이 양측의 관계가 급진전한데는 중공을 의식한 소련의 대 서구외교전략과 서구의 대 동구시장개척 의욕이 합치했기 때문. 소련과 중공이 서구를 두고 피나는 외교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다 알려진 일이다. 따라서 소련은 중공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대 서구단일창구를 개설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같은 분위기를 놓칠리 만무한 EEC는 재빨리 가맹국들의 무역교섭권을 전적으로 위임받아 적극적인 대동구 접촉에 나섰다. 거래품목별로 보면 EEC는 원자재·농산물동률 코메콘으로부터 공동수입하고 기계류 폴랜트·2차 산품 등을 수출한다.
이번 모스크바 회의에서 양측은 통상확대를 위한 호혜원칙의 확인, 특정 품목에 대한 수량제한 철폐, 관세인하 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교역의 급진전에 제일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이는 것은 중공과 미국. 유럽을 둘러싼 3대 강대국의 외교 전은 실로 점입가경을 이루고 있다.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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