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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통」싣고 대 이주 첫발|서울대학교「캠퍼스」이전 오늘부터 시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대학교가 20일 하오부터 관악「캠퍼스」로 이전 작업을 시작했다.
2월20일까지 한달 동안 계속될 대규모 이전작업에서 이날 처음으로 이삿짐을 꾸린 기관은 동숭동의 중앙도서관.
규장각도서 14만권 등 84만권의 장서가 12t짜리 대형 「트럭」에 차례로 옮겨졌다.
첫 이삿짐은 대한통운 서울7아3007호「트럭」에 이동섭 건설본부장·이만갑 부속도서관장 등이 함께 승차, 하오1시 교문을 나섰다.
교정에는 이 소식을 들은 교직원·학생·주민등 1백여명이 모여 첫 출발 차에 손을 흔들며 애석해 했으며 장도를 위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서울대학교에서 10여년간 수위로 일해온 이봉운씨(58)는 구석구석까지 손길이 안간데 없는 이 동숭동 교정을 떠나니 내집 이사가는 것보다 더 섭섭하다면서 첫 출발차에 경례를 했다.
문리대 앞에서 지난64년부터 다방을 차려 학생들의 제36강의실로 불려왔던 학림다방 주인 신선희씨(36)는 아들·딸처럼 정을 주고 지내던 서울대학생들이 훌쩍 떠나게 되니 같이 울고 웃던 과거의 일이 어른거린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사를 시작하기 전날인 19일에도「캠퍼스」에는 석별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5백여명의 남녀졸업생·재학생들이 나와 나뭇가지만 앙상한 「마로니에」앞이나 4·19탑·시계탑·정의의 종 등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한달 동안 1차로 이삿짐을 옮기는 기관은 대학본부를 비롯, 각 대학원과 문리대·법대·상대·사대·가정대·교양학부 및 대학산하 연구기관 등 모두 20개 기관.
이들의 이삿짐은 무게로만도 5만여t, 12t「트럭」으로 2천여대분.
이에 필요한 이사비용만도 7천9백만원 이며 공대·음대·미대등 76년의 2차이전비 5천만원을 합하면 서울대학교의 대이동에는 경비만 1억3천여만원에 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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