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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혈액…연쇄수혈사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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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구랍17∼20일사이 세군오염이 확실시되는 대한적십자사 중앙혈액원(적십자서울병원구내·원장 손인배)의 혈액(헌혈) 1백50여병이 서울시내 5∼6개 종합병원과 전주·청주 혈액원분원 등에 잘못 공급돼 최소한 3명이 죽고 3명이 죽을 뻔했으며 수혈직전의 나머지 혈액 1백40여병이 긴급 회수되는 등 연쇄수혈사고가 발생했었음이 14일 밝혀졌다.
중앙혈액원은 사고직후 긴급원인조사에 나선 끝에 의료용구「메이커」 동한양행(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282의3·대표 김찬두·46)에서 납품된 채혈병(4백cc)의 항응고제 ACD액이 세균에 오염, 변질된 탓으로 1차 결론을 내리고 채혈병 감정을 국립 보건원에 의뢰했다.
지금까지 오혈 주입·환자착오·혈액보관상태 부적 등으로 인한 수혈 사고는 가끔 발생했었으나 채혈병의 세균오염이 의한 연쇄중독사고는 처음 있는 일이다.
13일 현재 확인된 피해는 ▲서울 적십자병원에서 2명이 죽고 1명이 중태에 빠진 것과 ▲경희대부속의료원에서 1명이 죽고 2명이 중태에 빠졌던 것으로 나타났으나 서울시내 카톨릭·국립의료원·서울대 부속병원 등에서도 사망자와 중태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규모는 다소 늘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혈액원 측은 문제의 채혈병이 11월25일 4백병 납품된 뒤 1백50여병이 헌혈을 채워 공급됐으나 사고확인 즉시 1백40여병이 회수됐고 회수되지 않은 것은 8병뿐이기 때문에 사고범위는 8병을 넘지 않는다고 밝히고있다.
피해환자는 대부분 다리골절상을 입고 입원, 정형외과수술을 받은 사람들이며 신원은 경희 의료원서 숨진 오른쪽다리 골절환자 이모 여인(65)과 서울적십자병원서 중태에 빠졌던 김모씨(44·12월17일 수혈) 외엔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은 수혈후 갑자기 허탈, 혈압강하, 피부출혈성경향, 신장폐색, 피오줌 등의 혈액관계 부작용을 일으켜 죽거나 한때 중태에 빠졌었다.
사고는 서울적십자 병원측이 12월17일∼20일께 수혈한 2명의 환자가 같은 증세로 죽고 1명이 중태에 빠지자 긴급 원인조사에 나선결과 사고를 빚은 채혈병이 똑같이 동한양행에서11월23일 제조한 일련번호 「11·19」호들이고 모두 맑아야할 ACD액(80㎖·구연산 염과 구연산의 혼합액)이 뿌옇게 변색돼있는 것을 발견해냄으로써 비로소 확인됐다.
혈액원 측은 ACD액에 오염된 세균이 증식하면서 내놓은 독소 때문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메이커」동한양행 측은 『완전 소독 후 출하되었으나 사고가 난 이상 모든 책임을 회사가지겠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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