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hi] 소트니코바가 누구야? 또 바뀐 연아의 적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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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아사다 마오(24·일본),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만 경쟁자였던 건 아니었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러시아·사진)라는 복병이 숨어 있었다.

 20일(한국시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74.64점으로 1위 김연아(24·74점92)에 이어 2위에 올랐던 바로 그 선수다.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과 편파 판정 논란 속에 거둔 성과이긴 했지만 김연아를 제외하고 가장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것만은 틀림없었다. 종전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최고점(70.73점)을 무려 4점 가까이 끌어올리며 김연아를 위협했다.

 율리야 리프니츠카야에게 밀려 올림픽을 앞두고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소트니코바가 어느 날 갑자기 혜성같이 나타난 선수는 아니다. 이번 시즌 세계랭킹 6위의 실력자다.

 1996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난 소트니코바는 4세 때 집 근처 아이스링크에서 처음 스케이트를 접했다. 7세부터 본격적으로 피겨스케이팅을 배웠고, 8세에는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 출신인 엘레나 부이아노바 코치를 만났다. 13세이던 2009년에는 자국 피겨선수권에서 우승해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2011~2012시즌부터 뚜렷한 성적을 남기지 못하자 자연스럽게 스포트라이트는 ‘신성’ 리프니츠카야에게 집중됐다. 소트니코바는 지난 1월 헝가리에서 열린 유럽 선수권대회에선 2위에 올랐다. 이 대회 1위가 리프니츠카야였다. 올림픽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예상한 우승 후보에도 소트니코바의 이름은 없었다. 하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서 리프니츠카야가 5위에 머무르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소트니코바는 쇼트 프로그램을 마친 뒤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를 이루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라며 “절실히 원하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올림픽에 출전했다는 것만으로 기쁘다. 무대에 서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유연성과 점프력이 좋은 소트니코바는 4년 뒤 평창 올림픽 때는 21세가 된다. 무르익은 기량으로 다시 한 번 최고에 도전할 수 있다.

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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