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받는 사람들에 구원의 성탄절 되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천주교 명동대성당에서는 25일 자정 김수환 추기경의 집전으로 1천5백여 신도가 모인 가운데 자시「미사」가 올려졌다.
김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정치적·사회적 부조리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국민의 기본권을 회복하기 위해 진리·정의·사랑을 외치다 옥고를 치르고 있는 지학순 주교를 비롯한 종교인·학생·문학인·학자들에게 위로와 구원의 성탄절이 되기를 빈다』고 기구했다.
김 추기경은 이어『74년은 경제불황과 인권탄압 등으로 국내외적인 시련의 해였다』고 지적하고『목자의 엄숙한 사명감에 따라 사회정의를 구현한 지학순 주교를 투옥함으로써 지금까지 안온했던 교회를 밑바닥으로부터 뒤흔들어 놓았다』고 말했다.
또『국민이 정치적 현실에 의해 기본인권을 박탈당하고 있는 이때 교회만이 침묵을 지키고 종교는 교회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자연법과 양심·신앙에 위배되는 법은 악법이며 폭력』이라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이어『정치현실은 정직한 현실비판을 건설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교회·학생·언론·지식인이 무어라 해도 현 체제를 끝까지 밀고 나갈 각오를 세워놓고 있는 것 같다』면서『사랑·진리·정의를 구현하다 십자가의 죽음을 택한「그리스도」의 거룩한 정신으로 불의에 저항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날「미사」는 김대중씨 부부 등이 참석했으며 입당권을 갖지 못한 2천여 신도들은 성모「마리아」상 동굴 앞과 성당문화관에 모여 이정명 신부·김동찬 신부 등의 집전으로 자시「미사」를 올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