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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비둘기』파의 혼성 체제|일, 삼목 새 내각의 성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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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박동순 특파원】「미끼」 새 내각이 「기무라」 외상을 경질, 새 외상에 「미야자와」씨를 선임한 것은 새 내각의 성격과 한·일 관계의 금후에 하나의 시사를 주는 특징적 측면을 노출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기무라」 외상을 경질하게 된 이유는 8·15저격사건과 관련, 특사로 파한 됐던 「시이나」 자민당 부총재가 「기무라」 외상의 대한 외교 자세를 비판, 경질을 주장한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사또」 전 수상 또한 실현은 안되었지만 다른 외상 후보를 추천함으로써 소극적으로나마 「기무라」 경질의 원인을 주었다.
이는 한국 문제 처리에서 솜씨가 서툴러 잡음을 일으킨 「기무라」에 대한 당내의 반발을 반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미파로서 경제통인 「미야자와」를 선임한 것은 자원 문제에 초점을 가늠하고 대미 관계를 중심으로 새 경제 외교를 펼치기 위한 포석이며 자민당내 「뉴·라이트」(신우익)의 대표격으로 파벌 횡단적 중견·소장「그룹」(평하회)의 좌장인 「미야자와」의 신념에 찬 역량에 기대를 건 점도 중요하다.
「미야자와」의 기본 노선은 「기무라」와 궤를 같이하며 따라서 새 내각의 참신함을 강조키 위해 유임 각료를 줄여야겠다는 것이 경질의 이유라고도 분석되고 있다.
즉 「미야자와」외상 선임은 새로운 「이미지」의 한·일 관계 정립에의 의욕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나친 대 한반도 정책 전환에 대한 당내 장로급 정치인과 특히 당 「사이드」의 견제 가능성이 농후해졌음을 밝혀 주고 있다.
자민당의 「나다오」 신임 총무회장은 일·화(대만)의원 간친회 회장으로서 전형적 매파이며 역시 매파인 「마쓰노」 정조회장과 친한·친대적 「시이나」 부총재 등 당「사이드」는 매파 일색.
따라서 새 내각의 대외 노선은 기본선에서는 전임 「기무라」 외상을 답습하나 당 차원에서 「브레이크」를 거는 매·비둘기파 혼합형이 되리라는 관측이다.
그리고 이렇듯 보수 혁신을 강조하는 좌파적 체취와 보수 우익적 체질간의 견제를 통한 균형 「시스팀」은 새 「미끼」 내각의 성격을 특징 짓는 것이며 이점이 새 내각을 매파와 비둘기파의 『잡거체제』라는 평가를 낳고도 있다.
새 「미끼」체제는 기본적으로는 「시이나」 부총재와 「후꾸다」 부총리를 당과 내각의 양 바퀴로 삼은 표면상으로는 『거당체제』, 비관적으로 본다면 『실력 없는 집단 지도 체제』다.
파벌 해소를 기치로 내건 「미끼」 수상이 예상과는 달리 난항한 조각의 결과 전례 없이 완벽한 파벌 균형 내각을 출산한 것은 「아이러니」하다.
새 내각의 파별별 분포는 「후꾸다」·「다나까」 「오오히라」파각3(참의원 제외), 「미끼」파 2, 「나까소네」파 1임에 따라서 「미끼」 「후꾸다」 「나까소네」 주류파와 「다나까」 「오오히라」 비주류파가 각각 6에다 중문파 5로 「컴퓨터」처럼 정확한 해답을 냈다.
이 점이 「미끼」 정권을 성립시킨 각파의 다양한 대상과 「미끼」 정권을 지탱하는 힘의 취약상을 다시 한번 뚜렷이 해 줌으로써 「미끼」 수상의 지도력에 불안감을 낳고 있다.
그런대로 유임 각료 2명에 신인 8명이라는 새 내각의 참신성, 평균 연령이 61.1세로서 「다나까」 내각의 64.4세보다 내려 선점, 파벌에 대한 배려를 저변에 깔면서도 능력을 중시한 실무형적 성격, 관료가 줄어들고 당인이 늘어남으로써 터진 기동성 등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자민당에 비판적이고, 『일본 교원 노조』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아사히」)신문 논설위원 「나가이」를 유일한 민간인으로 문부상에 기용한 것은 「미끼」정권의 정책적 탄력성에 하나의 가능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또 현 한국 정부에 극히 비판적이었던 「우쓰노미야·도꾸마」의원의 입각이 우파의 반발로 좌절되고 한·일 의원 간친회의 일본측 산파역이었던 「야마나까·사다노리」의 방위청 장관 복귀가 실현되지 못한 것은 한국 정부로 보면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인 셈이다.
「기시」 전수상의 사위 「아베·신다로」는 농림상이 되었으나 「하도야도」 전 수상의 아들 「이이찌로」는 총무장관으로 내정되었다가 초선이란 「핸디캡」 때문에 결국은 좌절되었다.
새 「미끼」 내각은 기본적 정책 기조로 『대결보다 대화』와 참된 자주 외교의 전개 ▲사회적 공정과 평등의 확보 ▲야당과의 대화를 표방하고 있다.
이것은 일본 경제의 고도 성장에 대응키 위해 형성된 보수 합동의 논리가 파탄되고 정치의 방향성과 정치철학이 요구됨에 따른 불가피한 방향 전환이며 「나까소네」간사장은 새 내각의 자세로 혁신 보수 노선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새 내각이 당면한 ①「인플레」·물가 ②당 근대화 ③금맥 문제 처리 등 한가지도 손쉬운 것이 없으며 이에 대처하는 일사불란한 보조가 의문시된다는 점등이 어두운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오오히라」파의 한 간부는 새 내각을 평가하여 「사공이 많아 벌써 배가 산에 올라간 느낌』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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