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의 단원제가 부활된다.
김윤철(65·사진) 신임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17일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립극단의 정체성 확보를 위해 30명 정도의 배우를 1∼3년 계약직으로 채용, 국립극단 연극 활동에 주력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립극단은 2010년 국립극장 전속 단체에서 재단법인으로 독립해 재출범하면서, 1950년 설립 이래 지속돼 오던 전속단원제를 폐지하고 작품별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뽑았다.
지난 4일 취임한 김 감독은 “3년간 단원이 없다 보니 연출자가 자기와 같이 일했던 배우들을 주로 캐스팅했고, 결국 국립극단은 자기 색깔을 드러내지 못한 채 예산과 장소만 제공한 셈이 됐다”며 “향후 3년간의 레퍼토리를 미리 정하고 작품에 맞는 배우를 석좌배우·중추배우·기반배우 등으로 나눠 채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단원제 운영에 필요한 경비는 연간 18∼20편에 달하는 작품 수를 12∼14편 정도로 줄여 충당하고, 석좌배우마다 후원해줄 기업을 연결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날 “국립극단의 목표를 예술성·시의성·현대성으로 정하고, 배우 중심, 서사 중심, 개념연극 중심의 극단으로 끌어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위한 세부 계획으로 ▶희곡·소설·영화 등 다양한 소스로부터 레퍼토리를 발굴하는 ‘드라마터그(dramaturg)실’ 운영 ▶전체 작품 중 20%를 아동·청소년극으로 제작 ▶해외 유명 연출가·극단과의 교류 강화 ▶‘근현대 한국연극 베스트 10’ 선정 등을 발표했다. 또 “2015년 광복 70주년과 2016년 셰익스피어 타계 400주년을 맞아 ‘해방’과 ‘셰익스피어’를 3년 레퍼토리의 주축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