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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설탕·버터 빼고 자연발효 … 건강빵으로 맞서는 호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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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마카롱(단추 모양의 프랑스 디저트)·에끌레어(긴 막대 모양의 프랑스 디저트)·수제 케이크 등 유럽 고급 디저트를 국내에 소개해온 호텔 베이커리들은 요즘 백화점과의 차별화를 고민하고 있다. 대형 시설과 투자가 필요한 발효 건강빵을 내놓는가 하면, 외국인 셰프를 모셔오고, 같은 디저트라도 인테리어를 달리하고 있다.

 JW메리어트호텔 서울 델리숍은 지난해 가을 페이스트리 주방에 돌판을 갖춘 대형 오븐을 독일에서 수입해 설치했다. 여기서 설탕·버터·화학첨가제 등을 넣지 않고 18시간 이상 저온 숙성시킨 천연 발효빵 8종을 구워낸다. 밀가루는 프랑스에서 수입해 쓴다. 신태화 페이스트리 수석셰프는 “그간 한국인들은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빵에 더 익숙했는데, 유럽서 주식으로 먹는 천연 발효빵의 구수한 풍미에도 최근 맛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공동 더플라자는 액체효모 생산기계를 프랑스 최초로 개발한 베이커리브랜드 ‘에릭케제르’를 들여왔다. 상주하는 프랑스 셰프가 품질관리를 책임진다. 국내 셰프들도 파리 현지에서 노하우를 전수받고 돌아왔다. 이스트를 넣지 않고 자연 액체효모를 사용해 20시간 이상 저온 발효시킨 ‘툭트’가 대표 제품이다.

 리츠칼튼 서울도 강길원 파티시에를 새로 영입해 검정콩·밤·통밀·호두 등 자연 식재료를 이용한 베이커리 메뉴를 대폭 확대했다. 저혈당 빵도 출시할 예정이다. 올 4월엔 강 파티시에가 직접 제조한 천연 발효액으로 만든 각종 발효빵을 선보인다.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고 건포도와 물만 이용, 3일간 발효시킨 발효액을 이용해 만든다. 발효액 만드는 데만 3일이 걸린다.

 서울신라호텔 베이커리 ‘패스트리 부티크’는 객실 리뉴얼 기간 동안 건강빵 개발에 집중했다. 연구개발(R&D)팀까지 꾸려 자체 배양한 천연 호프로 만든 ‘호프 발효종 식빵’을 국내 최초로 내놨다. 정흥도 패스트리 부티크 주방장은 “호프 발효종은 배양 방법이 까다로운 대신, 버터와 밀가루를 기존 빵보다 적게 넣어도 돼 건강에 좋고 느끼함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최근 리모델링을 하면서 ‘그랜드 델리’도 새로 단장했다. 부분 조명을 달아 보석가게의 느낌을 살렸다. 세계적인 호텔 인테리어 업체인 록웰 그룹이 디자인을 맡았다. 집기는 유럽 유명 디자이너 조지 젠슨 제품을 썼고, 세계 최고급 호텔에서 수석 파티시에를 지낸 프랑스 셰프 세바스티앙 코쿼리를 영입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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