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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실정 동떨어진 사립중 급지 책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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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문교부의 수업료 인상 조치에도 불구, 면소재지 단위의 재단이 영세한 5, 6급지 사립 중학교는 대부분 지출이 수입을 훨씬 초과하는 심각한 운영난에 부닥쳐 지난 10부터 30%인상된 교원 봉급과「보너스」를 제 규정대로 지급하기 어렵게 됐다. 이는 문교부의 학교별 급지책정과 사립 학교에 대한 급지별 국고 보조 배경이 현지 실정과 동떨어진 채 불합리하게 됐기 때문이다. 전국 사립 중·고교장회(회장 서용택)는 이에 따라 최근 농·어촌 학교 육성위원회를 소집, 이 문제를 논의하고 국고 보조금의 5, 6급지 집중 배정과 급지 재조정 등을 문교부에 건의했다.
5, 6급지 사립중학교의 운영난은 사립 중·고교장회측이 마련한 급지별 명문학교의 75학년도 세입·세출 내용(별표 참조)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전국 7백21개 사립중학(학생 75만9천9백9명)을 급지별로 평균해서 본 이 세입(법인 전입금·잡수입은 불포함)·세출(인건비 75%·관리운영비 15%·기타 10%로 계산)에 따르면 ▲도시에 있는 3급지 이상 1급지 학교는 세입이 세출을 3만원∼6백60만원 가량 상회하는 반면 ▲군·읍 소재지인 4급지 학교는 세출이 세입을 40만원정도 초과하고있으며 ▲면과 도서·벽지인 5, 6급지 학교는 세출이 세입을 3백50만원이상 초과하고 있다.
학교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1급지 학교의 경우에는 수업료 수입만으로도 각종 지출을 충당할 수 있는데 반해 5, 6급지 학교의 경우에는 국고 보조금을 포함한 총수입으로도 인건비를 겨우 충당할 정도이다.
그런데도 문교부는 급지별 국고 보조 배정율을 교직원 봉급과 상여금 총액을 기준, ▲1급지 6.3% ▲2급지 8.7% ▲3급지 13% ▲4급지 15% ▲5급지 24% ▲6급지 30%로 정해 3급지 이상 학교에까지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이 때문에 교직원 15명(사무직 4명)에 학생 4백40명(6학급)이 있는 분진중학교(교장 민병국·경기도 김포군 월곶면 군하리)의 경우 75학년도 수입 총액이 국고보조금과 신입생 입학금을 포함해서 1천1백여만원인데 비해 지출 부문은 인건비만도 1천27만원에 이르고 있어 인건비 지출 잔액은 60여만원밖에 안된다.
민 교장은 학교 관리 운영비와 학생 지도 장학비 등을 연간 3백여만원 정도로 잡아야 하는데 법인 전입금 60만원마저 교장 봉급과 서무담당직원의 봉급에서 충당하고 있는 현재의 학교 형편에 인건비 지출 잔액 60여만원으로는 빚을 내지 않는 한 학교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사학당국은 5, 6급지 학교의 이 같은 운영난은 ①재단이 영세해 전입금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데다 ②문교부의 급지 책정 기준이 행정 단위로 경해져 도시학교와 인접 면소재지학교는 주민소득이나 지역적으로 사실상 별다른 큰 차이가 없는데도 심할 경우 도로를 경계로 3급지와 5급지로 구분되는 등 지역 실정이 거의 고려되지 않고 있으며 ③5, 6급지의 수업료가 1∼4급지의 절반 정도 밖에 안되는 데도 문교부가 지원키로 한 올해 5억2천만원과 75학년도의 20억2천만원의 국고 보조금이 급지간의 수업료 격차를 줄일 만큼 적절하게 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학당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학교마다 정도의 차는 있으나 운영난에 부닥치고 있는 5, 6급지 사립중학교의 도별 현황은 ▲경기42▲강원5▲충북9▲충남36▲전북37▲전남28▲경북33▲경남58▲제주2개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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