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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은 청장년이 앞장서야|대한적십자사 중앙 혈액원「헌혈 운동 6개월」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당신의 헌혈, 한 생명을 구한다.』-이는 국제 적십자의 74년도 표어. 대한 적십자사 혈액원(원장 손인배 박사)은 지난 4월부터『사랑의 헌혈』「캠페인」을 벌여 6개월 동안 전국적으로 필요한 혈액량의 34%를 헌혈로 충당하는데 기여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통 사고나 질병 등으로 병원에서 필요로 하는 혈액은 하루 1천병 이상으로 추정, 1년 동안 최소한 30만병의 혈액이 확보되어야 한다.
70년도에 혈액 관리법이, 그리고 71년도 6월과 11월에 각각 혈액 관리법 시행령과 동 시행규칙이 제정, 공포되기 전까지는 대부분이 매혈에 의해 혈액이 공급되었다.
그러나「피를 사고 파는 행위」는 의학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 윤리적으로 문제점을 지니고 있음이 지적되어 우리나라에서도 무상의 헌혈과 무상의 혈액 급부」를 이상으로 하는 국제 적십자의 방침에 따라「사랑의 헌혈」운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대한 적십자사 혈액원이 보고한 지난 4월부터 9월까지의 헌혈 운동의 결산을 보면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는 학생층에 비해 일반 사회인의 헌혈에 대한 근본 이념의 인식 및 의학적인 상식의 부족을 들 수 있다.
성인의 혈액량은 4∼5ℓ로 전혈량의 1백분의 1인 40∼50cc가 매일 새로 생기고 또 몸밖으로 배설되므로 의학적으로는 2개월마다 1회 3백20cc를 헌혈하더라도 건강에 하등 지장이 없다는 상식에 대해 일반 사회인들은 쉽게 납득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20세부터 40세 사이의 성인층이 전체 헌혈자의 63.9%를 차지하는 건전한 양상을 띠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헌혈 운동도 어린 학생층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20∼40세의 청장년 층에 헌혈인구를 확보하는 계획을 기초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손인배 박사는 강조하고 있다.
둘째로 지적되는 문제점은 구미 선진국의 경우 오래 전부터 헌혈로 그 나라의 혈액 수요량을 충족하고 있고 이웃 일본만 해도 99.9%가 헌혈로 충당되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 겨우 3분의1이라는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헌혈의 근본 이념이 박애·인도의 정신이라는 호소도 중요하지만 적당한 간격을 둔 헌혈이 의학적으로 오히려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상식을 보다 적극적으로 계몽하고 동시에 혈액 계획 및 사업을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제도화하는 것이 보다 시급히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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