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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서 「독신 산업」 성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의 각종 산업들은 최근 날로 늘어가는 독신 인구를 중요한 고객으로 포착, 독신 산업의 「붐」을 이뤄 가고 있다.
미국의 독신자는 그 수부터가 엄청나다. 이혼을 했거나, 배우자가 죽었거나, 결혼을 하지 않아서 혼자 사는 사람의 수가 총4천만. 어른 3명중의 하나는 독신자인 셈이다. 독신자 중의 우수가 18∼29세로 미혼 독신자인데 성별로는 60%가 여성이다.
독신자의 수가 이처럼 많은 이유는 2차대전 직후 부쩍 많이 태어난 아기들이 이제 성년이 되었다는 점, 요즘 미국 젊은이의 결혼 연령이 늦어졌다는 점, 그리고 이혼이 쉬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 독신자들은 가정을 가진 기혼자들보다 훨씬 호사스럽고 돈을 쉽게 쓴다. 이것이 업자들이 독신자들에게 눈을 돌리게 된 이유이다.
독신자들이 가장 많은 돈을 소비하는 일 중의 하나가 집을 사는 것이다. 60년대만 해도 독신자라면 으레 「아파트」방을 빌어 살던 것이, 요즘은 새로 지어지는 분양 「아파트」의 30%가 독신자에게 팔려 나간다. 이것은 첫째, 「인플레이션」 시대의 투자의 한 방법이 된다는 이유와 둘째, 집을 가꾸는 재미 때문이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흥미 있는 일은 이들 독신자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지역이 있다는 사실이나. 「보스턴」의 그 중 으뜸으로 시 인구 전체의 53%가 독신자로 채워져 있으며 「샌프런시스코」 「워싱턴DC」가 그 뒤를 잇는다.
독신자들이 아무리 호사스럽고 여유 있는 생활을 해도 그들의 공통된 문제는 고독이다. 여기에 착안해 만들어진 것이 독신자 「클럽」. 년 수「달러」에서 5백「달러」의 회비를 내는 「클럽」까지, 그냥 만나 같이 춤을 추고 숨을 마시는 「클럽」에서 대규모 사교 모임을 주선하고 「컴퓨터」로 「데이트」상대를 구해 주는 「클럽」까지 그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최근에는 독신자를 위한 신문과 잡지가 등장, 그 중 「싱글즈·레지스터」지는 발행 붓수가 37만5천부나 된다. 이들 잡지의 주된 기사는 구인 광고.
『32세의 실업가. 35세 이하의 기업에 관심을 가진 여성을 찾음. 업무를 돕고 집무시간 후엔 친구로 지낼 것이며 성격이 맞는다면 결혼할 생각.』 이런 문안이 대부분이다.
또한 독신자를 유혹하는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자동차다. 독일의 유수 「스포츠·카」 업체인 「포르쉐」는 작년 한햇동안 상품의 반 이상을 독신자에게 팔았다고. 이들 중 보다 젊고 활동적인 층들은 「오토바이」를 택한다. 수년에만 1백40만대의 「오토바이」가 18∼24세의 독신자들에게 팔려 나갔다.
특히 기발한 것은 아마도 「독신자 식품」일 듯. 아기들의 이유식을 전문적으로 생산해 오던 「거버」사가 『조리하기 쉽고 혼자 먹기 좋은』 독신 전용 식품을 개발한 것이다.
독신 산업에서 성공한 업자들의 의견을 모아 보면 이 기업의 비결은 고상함과 다양성이라고. 독신자들만큼 까다롭고 싫증 잘 내는 계층은 다시없다는 평이다. <유·에스·뉴스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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