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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 캠퍼스에 태권도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흔히 남자들이나 하는 운동으로 알고 있는 태권도나 유도 같은 유도가 일부 여자 대학의 정규 필수과목으로 등장했다.
여자 「캠퍼스」에 울려 퍼지는 기합 소리를 들으면 호신으로 가슴에 은장도를 비장하던 옛 규수 상이 이제는 태권도의 「옆차기」로 바뀌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우리 나라 젊은이들 사이에 태권도 「붐」이 일기 시작한 지는 이미 오래다. 이제는 유수한 고단 사범들이 해외까지 진출, 도장을 차려 「코리아」의 태권도를 널리 보급하며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
태권도가 여대 「캠퍼스」에 전파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 운동을 격한 「위기」에서의 호신책을 위해 여자 대학에서 태권도를 최초로 정규 「커리큘럼」의 하나로 선언한 것은 수도 여자 사범대학이다.
수도 사대는 지난 6월부터 호신술을 갖추겠다는 일부 학생들에게 시험적으로 태권도를 가르쳐 오다가 이번 2학기부터는1, 2학년 전 학생들의 체육 필수 과목으로 선정했다.
주 2시간씩 실시하는 태권도의 학점은 선택인 요가·「골프」·궁도·「테니스」 등의 2시간과 합해 2학점. 정규 시간 이외에도 주 6시간의 특강 시간이 있다. 현재로는 2학년 학생 중의 5급 짜리 3명이 최고 학생 유단자.
70년부터 전교생에게 선택 필수 과목으로 유도를 가르치고 있는 서울 여자 대학에는 초단을 딴 학생이 2명이나 있다. 서울여대는 유도와 함께 「스케이트」·자전거·수영 등을 선택 필수로 하고 「골프」·궁도·「테니스」등을 선택 과목으로 선정, 주 4시간 실시해 필수 교양과목인 체육 학점을 이수토록 하고 있다. 호신술로 가르치는 유도는 학점이 엄격해 6급 이하에는 학점을 인정하지 않는다.
수도 사대 태권도를 맡고 있는 홍순기 사범은 『처음 여대생들이 보인 반응은 매우 조심스러웠으나 요즈음에는 태권도 시간이 저절로 기다려진다는 학생들이 많다』면서 태권도의 인기도가 날로 높아 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에 반해 『우리 1, 2학년에는 학점 이수라는 문제 때문에 이 운동을 적극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일부 학생들의 의견도 있다.
이처럼 학교 당국과 학생들의 태권도에 대한 의견이 약간 엇갈리기는 하지만 홍 사범은『78년 「파리」에서 열릴 「세계 태권도 여성 선수권 대회」에는 수도 사대 선수를 꼭 파견시켜 보겠다』고 의욕에 넘쳐 있다.
일부 여자 대학이 체육의 선택 과목으로 「골프」를 넣고 있는데 대해서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학생들에게 아직 「골프」가 대중화되지 않은 우리 실정에는 맞지 않는 「호화 과목」』이라는 반응이다. <이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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